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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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서연 기자
  • 승인 2012.09.1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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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은 응답하라』

미국의 한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이 최근 들어 최악의 10년을 보내고 있다”며 중산층 비율이 10년간 28%나 감소했다고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이 약 100년 만에 최고조에 달했다”며 미국은 더 이상 ‘중산층의 나라’가 아님을 지적했다.

1960년대 무렵만 해도 미국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해도 병원비를 내지 못해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자기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이 넘친다. 톰 하트만은 저서 『중산층은 응답하라』를 통해 “지금은 중산층의 미래가 걸린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라며 중산층의 불안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포식자형 보수’와 ‘확신형 보수’가 중산층을 무너지게 한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포식자형 보수’는 탐욕으로 가득차 사회의 공동자산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자들, ‘확신형 보수’는 ‘자유시장주의자’라고도 하며 정부의 제재를 거부하고 최대한의 자유를 요구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 두 세력의 지배로 운영되는 기업과 이들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 상황이 미국의 중산층을 무너지게 한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중산층이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위기 앞에 ‘중산층 부활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무기력에 빠진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을 통해 그동안 기득권을 지켜왔던 사람들이 아닌 중산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 많던 중산층은 다 어디로 갔나?’라는 저자의 질문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법은 어떻게 독재의 도구가 되었나』

우리가 일상에서 지키고 있는 법이 과연 정당한 질서를 보장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법은 어떻게 독재의 도구가 되었나』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정권 시절 당시 법이 권력의 정당화에 어떻게 악용됐는지 보여주는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또한 간첩 조작, 국민투표의 악용, 사찰을 통한 감시, 정치활동 규제법, 삼청교육대 등 악법을 제정하고 법령을 왜곡 해석해 폭정의 도구로 삼았던 군사 정권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 한상범 명예교수(동국대 법학과)와 이철호 교수(남부대 경찰행정학과)는 실제 독재정권 시기에 언론기관 정화령, 정치활동 정화법 등이 탄압의 장치로 악용됐다고 지적하며 사법·행정 관료 및 이를 묵인했던 학자들을 향해서도 독재를 허용한 죄를 묻고 있다. 이러한 독재 정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해방 이후 한국이 일본법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독재정권에 악용될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잘못된 법의 틀은 독재 정권이 국민들을 억누르는 데 일조했고 쿠데타를 정당화하며 악법의 제정을 합리화하는 등 역사의 퇴행을 낳았다.

저자들은 “시민이 주도하는 민주화와 개혁이 아니면 구(舊)시대는 계속된다”며 “독재를 뒷받침하고 있는 체제가 청산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일제의 잔재로부터 유래한 독재의 상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독재 정권의 지배 법리와 수법을 되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역사와 민주주의가 역주행하지 않도록 점검하자는 것이 이 책의 출간 목적”이라며 “민주주의가 당연시 되는 현시점에 ‘법’의 역할을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죽은 자의 권리를 말하다』
 
최근 37년 만에 故 장준하 선생의 유골 검시가 이뤄졌다. 그 결과 원형 인공물체에 의한 두부골절 흔적, 그리고 오른팔과 엉덩이에 의문의 주사자국 등이 새로 밝혀지며 타살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 최초의 법의학자 문국진 명예교수(고려대 의학과)는 『죽은 자의 권리를 말하다』를 통해 우리나라 검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다루며 검시문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우리나라 검시에서의 가장 큰 문제로 ‘비효율적인 검시 체계’를 꼽았다.

현재 검시의 주체는 검사, 사건 현장 수사는 경찰관, 죽음의 증명은 의사, 부검의 허락은 법원의 책임으로 분산돼있다. 영국이나 미국은 법의관이 사건 현장에 출동해 검안을 하고 부검 여부 및 시체의 가족 인계 여부를 결정하는 등 검시가 효율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부검을 실시하기 전까지의 과정이 보통 2~3일이 걸리며 법의학자가 첫 사건 현장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사인(死因)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 일쑤다.

이와 함께 흥미로운 사실은 현행 검시제도에 비해 조선시대 검시제도가 더 체계적이었다는 점이다. 특히 세종 때는 법의학 서적인 『무원록』에 따라 관리들이 반드시 현장에 나가 사인을 확인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검시 결과는 42가지로 나뉘며 최대 6번까지 재검시를 실시할 정도로 철저하게 시행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이 검시 현장에서 배제되면서 조선의 검시제도는 맥이 끊기고 말았다.

저자는 “불합리한 검시제도를 개선하고 검시만을 전담하는 전문직 검시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며 “검시를 담당할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법의학 전문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범죄현장에서 들리지 않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일이야말로 이승에서 실현될 수 있는 마지막 권리를 지켜주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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