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지역에서 물건을 팔아오던 상점들이 대형마트와 대형슈퍼마켓으로 인해 골목에서 내쫓기게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의 주말영업시간을 규제하면서 일시적으로 지역상점들의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이들의 앞날은 여전히 깜깜하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전국 21개의 시장을 대상으로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프로젝트'를 시행해 예술가들과 젊은이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전통시장의 새로운 부활을 유도하고 있다. 종로 통인시장, 전주 남부시장, 대구 방천시장, 광주 대인예술시장을 찾아 예술과 젊음의 옷을 입은 전통시장을 둘러보자.

아날로그의 재발견, 종로 통인시장

작가들이 점포의 특색을 살려 만든 설치물들을 시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시장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보다 손님들을 이끄는 것은 도시락 카페 '통'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도시락을 먹으러 온 회사원들과 손님들로 시장은 어느 음식점보다 붐빈다. 5천원을 내고 엽전을 10개 받으면 시장 내의 도시락 가맹점에서 원하는 반찬을 골라 식판에 담을 수 있다. 도시락 카페를 맛보러 멀리 홍콩과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 저렴한 가격에 엄마가 만든 것과 같은 반찬을 먹고 싶다면 통인시장을 찾아오라.


'방천 소셜마켓 프로젝트'로 다시 일어난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이후 지속적인 행사의 부재로 열기가 식어가고 있었던 방천시장에 다시 한번 불을 붙인 것은 '소셜방천마켓 프로젝트'이다. 아트마켓을 비롯한 소셜바자회, 소셜음악회, 소셜상영회 등의 행사로 방천시장은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문화복합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방천 소셜마켓'은 지난 7월에 시작해 8월에 마감했으며, 오는 10월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사진 제공: 경북대 은예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전주 남부시장

대학생들의 예쁜 글미이 들어간 간판으로 시장전체의 분위기가 밝아졌다. 1층에는 대학생들이 꾸민 가게 곳곳을, 2층 "청년몰"에서는 청년들이 연 가게를 볼 수 있다.


예술가와 상인의 즐거운 동거, 광주 대인예술시장

올해 3년째인 대인예술시장은 시장 한 쪽에선 작가들이 상주하며 작업을 하고 한 쪽에서는 상인들이 물건을 파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이다. 지난 8월 24일에는 즉석 게릴라 경매가 열려 시장에서 활동하는 작가 30인의 작품이 전시되고 경매에 부쳐졌다. 시장은 시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할 예정이다.

사진: 신선혜 기자 sunhie4@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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