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활동 속 학생 참여 유도 호평

임기의 절반을 마친 46대 총학생회(총학)가 1학기 중 어떤 활동을 벌였고, 오는 2학기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

◆기성회비 인상분 반환 요구=총학은 ‘교육 공공성’과 ‘학내 민주화’를 기치로 내걸고 1학기 내내 기성회비 반환 운동을 벌였다. 98년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기성회비 인상률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

서울대의 발전을 위해 학생들의 기성회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대학본부에 대해 총학 측은 대학사회에서 큰 파급력을 갖는 서울대의 등록금 인상은 교육 공공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총학은 기성회비 인상분을 반환하고, 차후 학생들과 협의해 기성회비를 책정하라고 요구했다. 총학은 이를 위해 국민감사를 청구하고, 학생들의 서명을 모아 항의서를 제출하는 등 반환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정운찬 총장이 “기성회비 반환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감사원에서 국민감사 청구를 기각한 후 총학과 학생들은 차후 운동 방향을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총학 측은 정 총장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자고 주장했으나,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참여한 총운영위원회 회의 결과 거부된 것. 1학기 동안의 투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투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부총학생회장 홍상욱씨(경제학부[]99)는 “방법론상의 논쟁은 있지만 대의에는 모두 동의하는 만큼, 기성회비 투쟁은 2학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시행세칙 개정=학생회칙[]선거시행세칙 중 그간 지적돼 오던 해묵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총학생회칙 상의 회칙 간 상호 충돌이나 사문화된 규정을 없애고 오류를 수정했으며, 전학대회에 일반 학생들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사전에 공청회를 열도록 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지적돼 온 ‘고비용 선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관위의 권한을 강화하고, 룰미팅을 폐지하는 등 선거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또 선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전물의 수를 줄이고 고급용지 사용을 금지했다.


◆4[]3 총선거 및 동맹휴업=4월초에는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을 앞두고 총투표를 실시해 8년 만에 동맹휴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1만 10명이 총투표에 참가해 이 중 8722명이 동맹휴업에 찬성한 것.

이에 따라 4월 2일 다수의 구성원들이 동맹휴업을 결행했고, 이날 아크로에서 열린 반전집회에는 최근 유례없이 많은 3천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기타 활동=그 외에도 총학생회는 대동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학생들의 호평을 받았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한 전략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반응이다.
또 조순 명예교수, 최장집 교수, 가수 신해철씨 등을 섭외해 릴레이 강연회를 열었고 지난 5월에는 수요예술무대를 개최했다.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해외봉사활동 소개제를 열었고 문화인큐베이터를 재개장해 학생들의 여가 공간을 늘리기도 했다.


◆2학기에는=총학 측은 2학기에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2000년 처음 도입된 이후 꾸준히 논란이 돼오던 S카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본부와 협의 중이다. 지난달에는 본부와 간담회를 갖고 ‘학생증을 농협 등의 영리단체에서 발행하지 않도록 한다’고 합의하고, 2학기 중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서울대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버디(buddy)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도서관자치위원회가 다시 활성화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준비 중에 있다. 축제준비위원회, 강의혁신위원회 등의 기존 위원회 역시 활동을 계속하며, 4[]3 총선거 당시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IT 의회 역시 활성화 시킬 예정이다.

네트워크 학생회 실험 절반의 성공

46대 총학생회는 운영원리로 ‘네트워크 학생회’를 내걸었다. 이는 학내[]외 모든 사안을 총학생회에서 맡아 운영하다 업무 과부하로 인력난을 겪던 기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 이를 위해 사안별로 독립성과 연속성을 갖는 위원회를 설치[]운영했다.

축제준비위원회는 1학기 대동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2학기 축제를 준비 중이다. 강의혁신위원회는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강의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반전평화위원회는 이라크전을 앞두고 학내 반전 운동을 주도했다.

이처럼 총학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사안에 대한 전문성을 갖게 한다는 당초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됐으나 ‘네트워크 학생회’는 아직 시작단계다. 위원회에 총학 집행국원이 일부 참가하고 있고 학생회칙 상 공식 단체도 아니다. 다른 성향의 총학생회가 들어설 경우, 내년에도 이 운영원리가 유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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