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에서는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조성할 수 있지만,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원룸에서 살아가는 자취생이나 기숙사생에게는 작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간을 별로 차지 않는 상자텃밭을 활용한다면 자취생도 쉽게 도시농부로서의 첫 걸음을 뗄 수 있다. 먼저 택배로 온 스티로폼 박스의 바닥에 구멍을 뚫고 물 받침대만 갖다놓으면 금세 화분을 만들 수 있다. 이 상자에 흙을 채워 모종을 심는다면 나만의 텃밭이 완성된다. 화분은 햇빛이 잘 드는 정남향에 두는 편이 좋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놓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식물은 시들어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흙은 어디서 구하고 모종은 어디서 구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서울대 후문 근방 낙성대공원에 줄지어 있는 모종 가게들을 방문해보자. 고추, 배추, 무 등 다양한 채소들의 모종이 초보 도시농부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작물은 상추다. 상추는 병충해가 없는 편이고 한 달의 재배기간만 지나면 수확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대부분의 작물은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썩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조금씩 자주 주는 것보단 3일에 한 번 정도 듬뿍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큼한 과일이 끌린다면 방울토마토를 재배해보자. 방울토마토는 대략 1m까지 생장하니 나무젓가락을 지주대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자라버리면 생장점 끝을 잘라 길이를 제한해줘야 한다. 대략 한 달 반이면 새콤달콤한 토마토를 한 입에 쏙 먹을 수 있다. 마늘을 다져 물에 희석해 화분에 놓아두면 비료와 병충해 방지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니 마늘은 미리 구해 놓길.

물 주는 양과 주기를 조절하지 못해 식물을 오래 기르지 못하는 ‘식물킬러’라면 수경재배를 고려해보자. 수경재배는 양파를 물컵에 얹어 키우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페트병을 오려 화분을 만들었다면 준비는 끝났다. 당근, 양파, 고구마 등 집에 있는 채소의 먹고 남은 뿌리 부분만 물에 담가놓으면 수경재배가 시작된다. 유의사항은 물이 고여 썩는 것을 막기 위해 3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어야 한다는 것뿐이다. 수돗물을 받아 하루정도 상온에 두어 물을 주면 수돗물에 포함돼 있던 화학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 바닥에 작고 하얀 돌을 넣어주면 한결 산뜻한 인테리어까지 가능하니 금상첨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