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동네에 있던 작은 서점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 또한 문화적 공간으로의 역할을 수행했던 서점들은 상업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가운데 꿋꿋이 자신만의 특색을 살려 운영되고 있는 서점들은 독자가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동시에 더 많은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연, 전시회, 세미나 등 각종 모임을 주최하며 독자와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점점 사라져가는 추억의 문화공간을 찾아 그 공간속에 희미한 기억을 다시 되살려본다.


혜화 '이음': 그 때 그 시절 책방의 기억



대학로 한구석, 찾기 쉽지 않은 골목에 있는 '이음' 서점. 그곳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서점 안은 아담하고 마치 예전 우리에게 익숙한 동네 서점과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서점 안쪽에는 한 달에 한 번 주제를 바꿔 전시를 하는 갤러리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유명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찍은 사진, 대학생들이 만든 작품 등도 전시되곤 한다. 여행가들은 자신이 네팔, 티베트 등에서 찍은 사진들을 엽서로 만들어 서점에서 전시하고 판매해 수익금을 모두 현지 아이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데 썼다. '이음'을 자주 찾는다는 한 여행가는 "여기는 언제나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북카페이기도 한 '이음'은 핸드메이드 커피와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


혜화 '북+스테이지': 공연으로 책을 읽다


대학로 수많은 공연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서점. 이 서점은 '북+스테이지'라는 이름처럼 다른 서점과 다르게 공연도 볼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이다. 한국예술공연센터에서 기획하고 운영하는 '북+스테이지'는 인문예술서점으로 연극, 무용 등 공연예술과 인문학에 관련된 서적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격주로 진행되고 있는 낭독 공연이나 작은 음악회와 같은 신선한 방식으로 독자,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공연의 주가 되는 서적 낭독은 섭외된 연극 배우들이 새로 나온 소설 속의 캐릭터를 하나씩 맡아 연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이 소설 속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음악도 잔잔하게 깔려나온다.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하는 색다른 공연 형식이다. 이외에도 이 서점은 독서 모임이나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부방이 되기도 하고 하나의 무대가 되기도 하면서 독자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홍대 '유어마인드': 나의 생각을 담다



홍대역 근처에 자리한 '유어마인드' 서점. 건물의 평범한 외양과 다르게 실내로 들어서면 세련된 인테리어와 예쁜 디자인의 엽서들, 은은한 향기 등이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개인이 편집하고 기획한 독립출판물이 수시로 진열되고, 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과 사진집 등이 깨알같이 늘어서있다. 독립출판물은 정형화된 시스템이 아닌 자신만의 통로로 출판되는 책들로 이뤄지기 때문에 심플한 디자인의 시집부터 시중에서 보기 힘든 큰 사이즈의 사진집들까지 각양각색의 책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홍대 '매거진 마인드': 알록달록한 문화공간



'매거진랜드'는 서울의 트랜드와 문화가 모이는 홍대 앞에 10년이 넘도록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잡지들을 찾아볼 수 있는 '매거진랜드'에서는 디자인, 패션, 음악, 영화 등 예술 잡지 뿐만 아니라 요리, 와인, 자동차 등 취미와 관련한 잡지까지 구할 수 있다. 사장 이규택씨는 20년간 수입서적 유통회사에서 쌓은 다양한 노하우로 수입 잡지의 목록을 정한다. 왜 굳이 잡지 판매만을 고집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규택씨는 "세계의 트랜드는 빠르게 변하고, 헤아릴 수 없는 정보들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 전파되고 있지만, 소비자에 맞춰 편집돼 가장 밀도 높은 컨텐츠인 '잡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강력한 시각적 영감의 수단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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