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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대 여러개 만들겠다"학내 구성원, 실효성에 대한 우려 높아…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민주통합당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에 대한 논의가 학내외에서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학신문』은 공동학위제가 대선 공약으로 거론되는 배경과 그 내용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학내 여론의 동향을 살펴봤다.

◇공동학위제, 어떤 정책인가=민주통합당의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2003년 정진상 교수(경상대 사회학과)가 처음으로 주창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서 시작된 정책이다. 정 교수는 서울대에서 연·고대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촘촘하게 짜인 학벌 위계질서가 야기하는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전국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지난달 19일 총학생회(총학)가 개최한 강연회에서 정 교수는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통해 사교육비 문제 해결,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완화와 함께 궁극적으로 초·중등교육까지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대학신문』 2012년 9월 24일자).

정 교수가 주창한 이후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세부 내용의 수정을 거쳐 정치계에 여러번 등장해왔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과 2007년에 총선 및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는 대통령 자문기구였던 교육혁신위원회가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를 이어 현재 민주통합당은 고등교육 쇄신을 위한 방안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반값 등록금 등과 함께 국공립대 연합체를 구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그동안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과 2차례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내세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국립대를 우선 연계시키고 장기적으로 사립대를 유인하는 단계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정 교수의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와 차별된다.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용섭 의원실의 김양정 보좌관은 “서울대를 포함한 지방 거점 국립대 10개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서로 학점과 강의를 공유하는 공동학위제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언론 등에서 ‘서울대 폐지론’으로 지칭되며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의 정책이 서울대 폐지론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용섭 의장은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서울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가 법인화 되면서 국공립대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울대가 법인이 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시행에 앞서 법인화법을 폐기해야 하는지 여부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의 생각은=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에 관한 갑론을박은 다수의 여론장에서 ‘진행형’이다. 지난 7월 1일 하루 만에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관련한 60여개의 글이 게재된 가운데 다수의 학생들은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반대하고 있다. 스누라이프의 한 이용자는 “서울대가 지금까지 일궈 놓은 성과, 문화, 역사를 그 집단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의적으로 분배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서울대가 뭘 잘못했나’, ‘학벌없는 사회라는 전제 자체가 허구적이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본부와 총학은 찬성과 반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는 않고 있다. 남익현 기획처장은 “본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며 “국공립대를 연합할 경우 각 대학의 자율권이 훼손되고 교육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하향 평준화되기 쉽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학생회장 오준규씨(법학부·08)는 “총학 차원에서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다”며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방법론에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약이 실현되더라도 그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25일 총학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자연대의 한 학생은 “학벌주의가 폐지되더라도 노동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계급 재생산을 막을 수 없다”며 “국립대 연합체제는 교육과정 경쟁구도를 대학 이후로 유예하는 정도”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인문대의 한 학생은 “통합된 국공립대 내에서 다시 차등이 주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립대 등을 중심으로 학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통합은 학벌 메리트 나눠먹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약의 취지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는 “사교육 문제 등 교육계에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사실상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립대 위상이 높아지고 지방대 경쟁력이 약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공공성을 확립하기 위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주회씨(서양사학과·10)는 지난 토론회에서 “대학의 실제 통제권은 교육 주체들에게 주어져야 하고 이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서열화되고 기업화되는 지금의 대학 변화 흐름에 맞서 교육공공성 강화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희 기자  atom42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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