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내기시절 사회대 신양학술정보관의 공사가 한창 이뤄졌고 같은 해 6월에는 후생관이 철거되고 아시아연구소 공사가 시작됐다. 이번 여름에는 법대 첨단강의동이 공사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6월에 완공돼야 했을 아시아연구소는 웬일인지 아직도 공사 중이고 개강 후엔 아고라 공사를 하게 되면서 사회대생들은 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비단 사회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하나의 주체로서 인식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학생들은 보통 공사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공사가 착공되고 펜스가 둘러쳐질 때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2010년 2학기 개강 후 아고라에 펜스가 쳐져있을 때도 그랬고 올해 2학기 개강 후 17동 앞에 펜스가 쳐져있을 때도 그랬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건물 내부의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예컨대 어떤 외부업체가 입점하게 될 것인지, 동아리방과 같은 학생자치공간이 배정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어떠한 정보도 들을 수 없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전적으로 교수 혹은 건물기증자의 뜻에 따라 지어지고 설령 공사 도중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해도 ‘반영될 수 있다’ 정도의 수준이지 곧장 ‘반영하겠다’는 답변은 들을 수 없다. 물론 연구실이나 강의공간 부족 현상이 관악캠퍼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들의 동아리방이 모자란다는 사실 또한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학교의 건물을 이용하는 동일한 주체인 학생의 의견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물론 사회대의 경우 그동안 몇 차례 교육환경개선협의회에서 사회대 신양과 아고라, 아시아연구소에서의 학생자치공간, 외부업체 입점 등의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실제로 동아리방을 들일 수 없다던 신양에서 동아리방과 여휴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이는 사회대 16동 건물에 있던 것을 이전한 것에 불과하다. 새로 들어서는 아시아연구소에도 동아리방을 요구했지만 이는 사회대의 관할범위가 아니라 확답을 내려줄 수 없다고 했는데 사실 아시아연구소가 지어지기 이전에 있었던 후생관에는 동아리방이 있었다. 또한 사회대 신양의 외부업체 입점문제에 대해 학생회와 논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2016년에 업체들과 재계약을 할 때 다시 이야기해보자는 답변을 들었다. 이처럼 교육환경개선협의회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입장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학생은 교수, 직원과 더불어 학교의 3대 주체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던 건물의 폐쇄, 착공 등은 보통 급작스럽게 통보되는 경우가 많으며 학생들은 건물이 다 지어진 후에야 그 건물의 공간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게 된다. 실제로 건물을 이용하는 주체인 학생들이 공간 구성의 결정과정에서 전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현재 지어지고 있는 건물과 앞으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를 촉구한다.

최형통
사회학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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