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공공문화디자인, 공공디자인에서 문화디자인으로

지난 9일(금)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2012 공공디자인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는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공공디자인 사례와 그 전망이 논의됐다. ‘2012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시상식으로 시작한 심포지엄은 1부, 2부에서 공공디자인 개념의 확장과 그 진행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3부에서 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각 분과별로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심포지엄은 공공디자인의 정의가 ‘공공장소의 시설들을 합리적으로 꾸민다’는 것에서 문화를 아우르는 방면으로 확장됐다는 내용을 다룬 윤호섭 교수(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의 연설로 시작됐다. ‘공존을 위한 공공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윤 교수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는 ‘참다운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어 드레셀하우스 디자인그룹의 빌 드레셀하우스 대표가 ‘Public Design Requires Public Responsibility’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과 사업가들이 디자인 측면에서 서울을 평가한 표를 사용해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득점표에서 서울시의 ‘아름다움과 첫 인상’이 점수를 얻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쓰레기나 전선 등 서울시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손상시키는 요소들을 설명하며 “이를 공공디자인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진: 주현희 기자 juhieni@snu.kr


 2부에서는 6명의 발제자가 ‘공공문화디자인 프로세스’라는 주제 아래 각자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공공디자인 분야를 소개했다. 먼저 연구자적 관점에서 유창복 성미산 마을극장 대표, 메테 넌바그 필라슨 하자센터 직원, 이진경 쌈지농부 아트디렉터가 차례로 발제하며 교육과 친환경방면으로 나아간 공공디자인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메테 넌바그 필라슨 직원은 “공공디자인에서 공감은 중요한 키워드”라며 “사용자의 요구에 맞추는 ‘공감’을 통해 공공디자인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지자체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자신이 활동했던 공공디자인 분야에 대해 발제했다. 중소도시활성화 차원에서 경상북도 영주시를 디자인했던 조준배 단장과 이장섭 액션서울 대표, 최익서 홍익대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경상북도 봉화의 사과농가를 공공디자인한 이장섭 대표는 “스타워즈의 ‘I am your father’를 패러디한 ‘I am your farmer’라는 표어를 내새워 사과 농가를 브랜드화 했다”며 “그러면서도 건강한 농산물 소비를 알리고 친환경 디자인을 강조해 공공문화디자인의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3부 분과토론에서는 앞서 논의된 공공문화디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오창섭 교수(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는 “정부의 지원이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가지 않는 등 공공디자인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공공디자인을 비판했다. 반면 안이영노 ‘기분 좋은 QX’ 대표는 “작은 실패가 있더라도 발전을 위해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채승진 교수(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는 “여전히 개선은 필요하지만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커뮤니티와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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