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出口調査)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내용을 면접 조사하는 여론조사 방법으로서 일반적으로 조사대상 투표소를 사전에 선정한 이후 일정 간격으로 실제 투표자를 면접 조사함으로써 투표자 분포 및 정당별·후보자별 지지율 등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출구조사는 투표시간 종료 후 바로 결과가 공표되므로 선거결과를 가장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언론 매체에 의해 선호되고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출구조사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0년에 실시된 6·2 지방선거에 기인한다. 6·2 지방선거에서 유선방송사(YTN/MBN)의 전화예측조사는 한나라당 후보(서울, 오세훈; 경기, 김문수)들의 10% 이상 압승을 예측한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출구조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서울, 한명숙;경기, 유시민) 후보들의 초박빙의 결과를 예측하였고 이는 실제 개표 결과와 거의 일치하였다.

앞의 예와 같이 역대 선거에 있어서 출구조사가 항상 정확한 결과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 특히 총선과 관련한 출구조사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출구조사가 실제 결과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예로 가장 최근에 있었던 19대 총선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70억여원을 들여 전국 80여만명에 대한 출구조사를 시행했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원내 제 1당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나 실제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으로 출구조사의 예측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지인을 통하여 19대 총선과 관련한 출구조사의 원 자료를 구하여 살펴보고 “왜 지방선거 또는 대선에서는 큰 오차가 없었던 출구조사가 총선에서는 실제 결과와 상당한 오차를 보이는 것일까?”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의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여 보는 기회를 가졌다.

첫 질문과 관련하여 통계학적인 관점에서 지방선거와 총선의 차이는, 전자는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에 대한 추정으로 충분한 반면 후자는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각 정당이 얻게 될 의석수에 대한 신뢰구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구간을 계산하기 위해 추정량에 대한 분산 계산이 필요하나 불행히도 단순임의추출과 계통추출이 혼합된 출구조사에 있어서는 분산 계산이 쉽지 않다는 데 총선 관련 출구조사의 어려움이 있다. 실례로 지상파 3사에서 발표한 의석수에 대한 신뢰구간들은 통계적 근거에 기반을 둔 구간추정량이 아니라 조사전문가들의 주관적 기준에 의하여 계산된 구간들이다. 그러나 출구조사의 추정량의 분산 계산과 관련한 어려움은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여러 근사계산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 19대 총선의 자료를 통하여 살펴본 결과 이는 총선 출구조사의 오차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필자가 19대 총선의 원 자료를 조사한 결과 발견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무응답자(지지후보에 관한 질문에 대한 무응답)들에 일정한 경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응답자-그룹과 무응답자-그룹 사이에 연령별 비율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연령이 높을수록 무응답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간단한 무응답 보정 절차를 수행하였고 새누리당 132-160석(예상 의석수는 149석), 민주통합당 118-143석(예상 의석수 126석)의 결과를 얻어 실제 선거 결과(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와의 오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필자가 사용한 무응답 보정 절차는 이전에 시행됐던 총선의 출구조사를 이용한 추가적인 검증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 무응답자에 대한 보정이 예측 오차를 줄이는 중요한 절차임은 확실하다.
출구조사는 가까이는 12월에 예정된 대선에서 그리고 4년 후에 다가올 20대 총선에서 일반 대중의 궁금증 해소라는 측면에서 다시 시행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지난 19대 총선에서와 같이 수십억원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수행하는 조사인 만큼 보다 과학적인 예측 절차를 사용해 정확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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