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서울대생이 바라본 대선
2012 서울대생이 바라본 대선
  • 권민 기자
  • 승인 2012.11.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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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은 2012년 대선을 맞아 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학생이 바라보는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대선에 대한 관심도, 정치 성향, 후보 지지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학신문』 외에도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서언회) 소속 대학들이 일부 문항을 통일해 동일한 조사를 실시했다. 서언회는 서울 소재 14개 대학 학보사 연합단체로, 이번 조사에서는 『대학신문』포함 10개 대학 학보가 참여했다.

글: 권민 기자 realmrals@snu.kr                   삽화·그래픽: 강동석 기자 tbag@snu.kr



지난 5일(월)부터 9일까지 실시된 이번 조사는 본부 학생처가 산정한 2012학년도 1학기 등록생을 모집단으로 단과대 기준 1,117명의 표본을 층화추출해 시행됐다. 최종적으로 구성된 표본은 1,046명이며 신뢰구간 95%에 표본오차는 ±3.03%다. 결과 분석 과정에서 박원호 교수(정치외교학부)의 자문을 얻었고 한국 갤럽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 정당정치, 문제 있다

서울대생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만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9.0%가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다가오는 제18대 대선에서 투표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87.2%나 됐다. 상당히 높은 20대 투표율을 보였던 4·11총선 직전 조사(69.2%, 『대학신문』4월 2일자)보다 투표의사가 20%가량 증가한 것이다. 반면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문항에 70.1%가 ‘지지정당 없음’을 택했고 13.7%이 새누리당을 꼽았으며 민주통합당은 9.3%에 불과했다. 통합진보당(1.7%)이나 진보정의당(1.2%)의 경우 기타 정당(4.0%)에 대한 응답률보다 낮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것일까.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설문자 중 32.1%는 ‘원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정당이 없어서’, 28.6%는 ‘정당에 대해 잘 몰라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사이에 정책적 차이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39.0%가 전혀 차이가 없거나 거의 유사하다고 답했고 24.0%가 ‘이념적으로 비슷하나 정책적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의 정당정치가 유권자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무려 89.5%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정당이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정책을 제안하는 본래의 기능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생들은 정당 활동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평소 정당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얻고 있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49.4%가 ‘뉴스 등을 통해 가끔 접한다’고 답했다. ‘선거철 등 필요할 때 정보를 얻는다’는 비율이 27.6%로 뒤를 이었다. 당원으로서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은 0.9%에 불과했고 당원은 아니지만 정당 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답변도 10.1%로 정당 활동에 관심을 드러내는 응답자의 비율은 미미했다. 정당 정치가 실생활을 반영하지 못해 정당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의 부족 등으로 인해 파생된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은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반영됐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을 물어본 결과 ‘소속정당’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대신 ‘정책·공약’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41.1%였고 ‘인물·능력’ 역시 40.0%의 높은 선택을 받았다.



서울대생은 어떤 인물을 원하나

정당정치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신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0%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4월 2일자 『대학신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8.3%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이다. 2위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14.3%)와 뒤를 이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13.9%)에 비하면 압도적인 지지다. 지난 4월 본지의 설문 결과 기타 후보에 대한 지지자가 26.3%였으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이들이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보수, 중도, 진보적 응답자 모두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보수나 진보적 응답자 중 상당수가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안철수 후보 지지로 이동한 것이 안 후보 지지율 상승의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응답자의 25.2%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지난 설문조사와 달리 이번에는 48.6%나 안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또 진보적 응답자의 경우 지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45.3%가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데 비해 이번에는 76.3%가 안철수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이들이 해당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응답자 중 37.4%가 ‘국민과의 소통능력’을 선택했고 ‘청렴성’(17.7%)이 뒤를 이었다. 각 후보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3.3%가 국정운영능력을 중시했지만 무소속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51.9%와 21.9%가 각각 ‘소통능력’과 ‘청렴성’을 이유로 꼽았다. 안 후보가 가진 개방과 개혁의 상징성이 대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지지와 상관없이 당선될 것 같은 후보’와 ‘가장 당선을 원치 않는 후보’ 모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1%가 박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쳤으며 안철수 후보(28.4%), 문재인 후보(11.3%) 순이었다. 역시 절반이 넘는 54.0%가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박 후보가 가진 기성 정치의 이미지가 두 문항에 반영됐다고 풀이해볼 수 있다. 또 이정희 후보(17.3%), 문재인 후보(12.8%)가 각각 '당선을 원치 않는 후보'로 뒤를 이었다.



후보별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5점 만점 스케일로 평가한 결과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안정성을 제외한 다섯 항목(개혁성, 소통가능성, 청렴함, 유능함, 신뢰감)모두에서 세 후보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안정성에서는 3.4점을 받아 세 후보 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됐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평가는 박근혜 후보와 정반대였다. 안정성 항목에서만 세 후보 중 가장 낮은 2.63점을 받았고 개혁성, 청렴함, 신뢰감, 유능함, 소통가능성에서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후보는 모든 항목에서 세 후보 중 2위를 차지했다.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가장 선호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선호하는 인물을 꼽는 항목에는 ‘노무현’이라 응답한 비율이 24.6%로 가장 높았으며 ‘김대중’(23.5%)과 ‘박정희’(9.7%)가 뒤를 이었다. 지난 2007년(11월 12일) 본지가 동일한 질문을 조사했을 때 ‘박정희’가 2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노무현’이 4.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엇갈리는 평가다.

또 자신이 가장 선호한 역대 대통령이 만약 이번 대선에 출마한다고 가정할 경우 지지할 것인가를 물어봤을 때 이에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노무현’을 가장 선호한 응답자가 54.9%로 가장 높았으며 ‘김대중’(48.8%)과 ‘박정희’(46.5%) 순이었다. 반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박정희’(33.7%)를 선호한 응답자가 가장 높았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바뀐 시대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선호하지 않는 인물로 전두환(44.7%)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현 대통령인 이명박(15.1%)이었다.



응답자가 현재 대선에서 지지하는 후보자별로 선호하는 역대 대통령도 뚜렷하게 달랐다. 먼저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역대 대통령은 32.7%가 지지한 ‘박정희’였다. 반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노무현’(36.6%)을 가장 많이 지지했으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택한 응답자들은 37.3%가 선호하는 역대 대통령이 없다고 응답했다.



세 후보의 정책 공약에 대한 지지는

대학생이 생각하기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는 경제적 불평등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7.8%인 500명이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등 민생경제 분야가 제일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봤다. 또 대학생(20대) 관련 정책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49.1%가 ‘청년실업’이 가장 문제라고 답했다. 미래의 불투명한 경제적 상황에 대한 불안이 서울대생에게 가장 큰 걱정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편 한국 사회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 중 2위를 차지한 것은 사회안전망 확충을 포함한 사회복지 분야(18.1%)였으며 대학생에게 시급한 문제 2위는 반값등록금, 국가장학금 확충 등으로 대표되는 등록금 지원 사업(20.9%)이었다.



청년 정책에 있어서는 세 후보 중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약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설문 문항은 △청년실업 △등록금 지원 △군 복무 및 안보 △대학교육 지원 △대학생 주거의 총 다섯 문항에 대한 후보 각각의 공약을 기술한 뒤 후보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로 응답자가 가장 선호하는 공약을 선택하게 했다.

등록금 분야에 있어 소득분위별로 등록금을 차등 지원해 평균적인 반값등록금을 실시하겠다는 공약에 전체의 59.2%가 지지했다. 또한 군 복무 및 안보 항목에서는 안, 문 후보 모두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힌 데 비해 박 후보 측은 안보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46.9%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 대학교육 지원에 있어서도 대학 특성화 지원과 취업지원시스템 확충이라는 공약이 59.0%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면 문 후보의 국공립대 연합 네트워크는 전체의 9.3%의 지지를 받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20대가 가장 관심을 갖는 청년 실업 관련 공약에서는 문 후보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청년고용 할당제를 도입하고 기업별 채용현황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40.6%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대학생 주거관련 정책 역시 문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한편 안철수 후보의 20대 관련 공약은 다섯 개 항목 모두에서 대체적으로 낮은 지지를 얻었다. 안 후보는 정치적 상징성에서는 청년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을지 모르나 20대의 현실과 밀접한 요구를 공략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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