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후반기 들어 『대학신문』이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대학원생 실태 조사일 것이다. 매주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구성된 기사들은 대학원생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동안 전해져오는 말은 있었으나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밝혔던 것이다. 이번 1843호에서도 첫 1면부터 ‘이공계 연구실비, 문제 있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공계 연구실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그동안 가져왔던 문제의식을 이어가고 있다.

언론 매체가 어떤 역할을 하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자. 언론의 가치는 그 언론이 어떠한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달려있다. 우리는 언론 매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지만 이 정보는 언론의 입장에서 선별된 것들이다. 이 때 언론이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는, 이미 드러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에 그친다면 그저 그런 언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대학신문』은 2012년 후반기에 대학원생의 실태 조사를 통해 어두운 면을 밝힘으로써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중요한 문제임에도 보이지 않거나, 쉽게 지나치는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1843호 2면에 있는 ‘교양 체육수업, 비교과 활동으로 개편?’ 기사 또한 적절한 예이다. 학생들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개편 사항에 대해 다뤄주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3면에 있는 ‘시설노동자의 인권은 어디에 있나’ 기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 있는 기사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살아가는 학교 내 공간들이 쾌적하게 유지되는 것은 새벽에 누구보다 먼저 나오는 청소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며, 교내 시설들이 유지되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 늦게까지 남아 있는 경비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망각하기 일쑤다. 이들은 존재도 망각될 뿐더러 열악한 노동 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저임금, 임금 미지급, 고용 불안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우리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생활을 위해 힘쓰면서도 열악한 상황에 살아가던 이들에 대한 기사는 우리에게 충격을 전해줬다.

진실들은 때때로 불편하다.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쉬쉬하면서 그것에서 시선을 돌리거나 어두움의 영역 속에 숨긴다. 언론은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로써 그들의 가치를 드러낸다.『대학신문』은 학교 내외에 감춰져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드러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으로서 『대학신문』의 의무이자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지금 『대학신문』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장성빈
(철학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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