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대학문학상 시 부문 우수작 수상소감
제54회 대학문학상 시 부문 우수작 수상소감
  • 대학신문
  • 승인 2012.11.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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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2009년 제가 스무 살 때입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재수생이었고 세상에 대한 한을 시로 풀어냈습니다. 많은 시를, 특히 고전 시를 많이 읽었고 많이 창작하고 많이 다듬었습니다. 시라는 분출구가 있어 재수생활을 별 탈 없이 성실히 마쳤습니다. 시는 제게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에 수상한 시는 사당역에서 껌을 파시던 할머니를 보고 든 느낌을 적은 시입니다. 무언가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휩쓸려 그냥 지나치기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또 여러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가 생기고 제가 그 일원이 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신경과학 연구라는 인생의 목표를 찾았고,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환경 속에서 인문학, 자연과학, 예술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며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자유전공학부 전공 수업인 주제탐구세미나를 통해 생각과 상상력의 지평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친구들과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수학과 생물학이라는 제 전공을 살려, 독특하고도 참신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저를 뽑아주신 것은 글을 잘 쓰라는 격려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독특한 작가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언제나 응원해준 여자친구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심사해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합니다. 못난 아들을 믿고 뒷받침해주신 부모님과 할머니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이번 수상은 마침표가 아니라 작은 쉼표입니다. 작은 쉼표 뒤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타이틀을 얻을 때까지는 언제나 그 타이틀을 생각했고 타이틀을 얻은 후에는 그 타이틀을 잊어버리겠습니다. 대학문학상 수상자라는 과분하고 거창한 타이틀을 잊고, 언제나 스무 살 때처럼 순수하게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때로는 꾸짖어 주기 바랍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새로운 시작에서 저는 아주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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