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2012년은 어떠했는지를 나는 사실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바라는 것은 1년을 보내며 당신이 조금 철이 들었기를 바란다. 당신이 ‘철들어 간다는 것이 제 한 몸의 평안을 위해 적당히 세상에 길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장일순 선생의 삶처럼 더 맑아지고, 더 낮아지고, 더 따듯해지고, 더 너른 자가 되는 것이 철들어 가는 것이리라. 당신이 2012년 동안 많이 철들었다면 좋겠다.
당신의 2013년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는 어떠할 것 같은가? 당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이 뭔가 큰 영향력을 갖고 타인들이 성공했다 말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그러기 전에 우선 장일순 선생과 같은 사람이 되라. 우리는 지난 5년간 건방지고 마음이 못돼먹고, ‘내가 다 해봐서 안다며 남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자가 힘을 가졌을 때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하고, 엉망으로 만들고, 피폐하게 만들 수는 있는가를 똑똑히 배웠다. 당신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라. 먼저 겸손하고 마음이 선하며 타인을 참으로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자가 되라.
당신은 그런 삶보다는 남이 뭐라고 해도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권하고 싶다. 그 기준의 하나로 선생의 삶을 삼아보라. 자신이 발 딛고 살아가는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참으로 행복하도록 하는 삶, 늘 자신의 중심을 아름답게 가꾸어 시궁창 같은 현실에 있을지라도 가슴의 깊은 곳에서부터 연꽃향이 나는 그런 행복한 삶을 꿈꾸어 보라.
어느 새 띠동갑인 이들과 캠퍼스를 함께 거닐게 될 순간이 성큼 다가오니 할아버지 같은 시시콜콜한 말들이 길었던 것도 같다. 부디 이 말들이 훈훈한 잔소리였기를 빈다.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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