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총학)는 총학 선거를 통해, 학생회비를 운용하며 학우들의 의사를 조정하고 대표하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현재 총학 의사결정 구조로는 총운영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상시적으로 총학 집행부의 독자적인 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며 따라서 총학을 운영함에 있어 총학 집행부로 몰리기 쉬운 공공의사결정 권한에 대한 감시와 견제, 참여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과ㆍ반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는 필요하다. 학생사회 내에서 비효율적이고 형식적이라는 이유로 전학대회마저 사라진다면 실질적으로 총학 집행부에 의한 비민주적인 운영을 방기하게 될 위험성이 커진다.

 

문제는 전학대회라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인 것이다. 전학대회에 제출되는 내용들이 얼마나 과ㆍ반 학생회장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인가에 따라 더 많은 과ㆍ반 학생회장들의 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과ㆍ반 단위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총학 차원에서 제출해 과ㆍ반 학생회장과 다양한 논의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전학대회의 경우 총학이 늦게 세워져 과ㆍ반 학생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제대로 제출되지 못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했다. 실제로 47대 총학의 경우 과ㆍ반 단위 외에도 자치 단위 등 과ㆍ반 학생회로 포괄되지 않는 학우들에게 비중을 둔 계획 때문에 현재의 과ㆍ반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전학대회 구조 내에서 논의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과ㆍ반 단위에 포괄되지 않는 단위들도 전학대회의 의사결정구조 안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덧붙여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공공 의제를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요즘처럼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서울대 학생사회에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해서 전학대회라는 최소한의 민주적인 의결기구를 포기하기보다는 감시와 견제, 공공의 의제들을 발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논의 과정이라는 차원에서 전학대회에 대한 전학대회 대의원들과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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