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한 시험, 공들여 작성한 과제. 그러나 제출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대학생들은 단순히 알파벳으로 순위 매겨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일까? 최근 대학가에서 학기말 성적 평가를 넘어 중간 피드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 중간 피드백이 있어야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짚어보고 수업의 목표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여대의 경우 중간고사 성적공시 제도 개선 요구의 움직임이 몇년 전부터 있어 왔다. 서울여대 학보사는 2009년 3월 16일자 기사 「현 성적공시제도에 79%의 학우들이 불만족 느껴」에서 총 2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79%(158명)의 학생들이 학기말에 성적이 공개되는 방식의 제도에 불만족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드러냈다. 중간고사 이후 성적공시제도의 찬성과 반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약 95%(190명)의 학생들이 찬성하고 있었으며, 찬성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우들의 알 권리이기 때문에’란 답변이 62.5%(125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밖의 의견으로는 ‘기말고사와 이후의 과제에 대비하기 위하여’가 50.5%(101명), ‘교수님과의 원활한 피드백을 위하여’가 45%(90명), ‘성적이 늦게 입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가 9%(18명)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 상반기 서울여대 42대 총학생회 ‘무한대로’ 선본은 중간고사 직후 시험 성적확인과 출결, 각종 과제물 점수 공개를 내용으로 한 중간성적 공시제도를 당선시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실제로 건국대나 성균관대 등은 이와 같은 중간고사 성적공시제도를 몇 년 전부터 실천에 옮기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2001년부터 중간고사 이후 중간고사와 과제 점수를 종합정보시스템에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른 후 중간고사 점수와 중간고사 이전의 과제 점수가 공시되며 중간고사 이후에도 정정기간이 있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학기 말에는 중간·기말 고사, 과제, 출석 점수가 각각 입력되고 이것이 모두 종합된 최종 등급이 공시된다. 성균관대 역시 지난 2006년부터 학생 스스로가 본인의 성취도를 점검하고 대비하기 위해 ‘중간고사 성적공시’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른 후 중간고사 점수와 석차가 입력되고 학기 말에 종합된 성적이 입력된다.

2006년 무렵에서 2008년 사이에는 대학가에 ‘리포트 돌려받기 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처음에 연세대 문과대, 법대 학생회에서 시작해 경희대, 성균관대 등으로 확산된 이 운동은 학생들이 과제 맨 앞장에 ‘교수님, 과제평가를 꼭 돌려받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 제출하면 담당 교수가 과제물 뒤에 과제물에 대한 평가와 조언 등을 첨부해 학생에게 돌려주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연세대의 한 학생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의 의의에 대해 공감했다”고 운동이 진행되던 당시의 상황을 말했다. 2008년에는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 역시 ‘리포트 돌려받기’ 캠페인을 벌였지만 제도적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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