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지 않은 키이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을 뿜어내는,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괴물’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5살 때부터 유도를 해온 13학번 신재용씨. 중학교 때부터 많은 전국 대회에서 일, 이등을 도맡아 왔다는 신씨는 이를 증명하듯 다부진 어깨와 팔뚝을 자랑했다. 『대학신문』에서는 2013년 서울대 출신 첫 유도 국가대표 메달리스트가 될 지도 모를 신씨를 조명해 보았다.
 

사진: 주현희 기자 juhieni@snu.kr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유도를 하게된 신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창주기쟁탈유도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유도를 잘 하지 못했다”고 겸연쩍게 말하는 신씨의 말과는 달리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교보생명컵유도대회’에서 3등을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유도에 자신감이 없던 그가 “왜인지 모를 만큼 쉽게” 결승전에 올라간 후 금메달을 딴 ‘하계중고연맹전’을 시작으로, 그는 ‘탐라기전국유도대회’, ‘춘계전국유도연맹전’, ‘청풍기전국유도대회’와 같은 쟁쟁한 전국대회에서 1등을 했다. 다 적기에도 벅찬 그의 메달 행렬은 고등학교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원광고 재학 중에도 ‘청풍기전국유도대회’, ‘추계중고연맹전’과 같은 국내 전국 유도대회에서도 꾸준히 1등을 하는 동시에 ‘아시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 ‘체코국제청소년유도대회’와 같은 국제 무대에서도 은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신씨가 거쳐 온 수많은 대회 중 그의 기억에 가장 남는 대회는 그가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에 출전한 ‘체코국제청소년유도대회’와 ‘2012년 전국체육대회’다. 서울대 입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체코국제청소년유도대회’의 대회 날짜는 2012년 8월 4일. 그러나 당시 서울대의 서류 제출 마감일은 얼마 남지 않은 8월 16일이었다. 절차상 한달이 걸린다는 대회 참가 증명서를 일찍 발급받기 위해 대한유도회에서 진땀을 뺐다는 신씨. “서울대에 입학해야 한다”고 절박하게 요구한 결과 결국 발급받을 수 있었다고.

신씨는 이와 같은 에피소드를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드라마 같은 순간을 경험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전국체전에서 연이은 고배를 마셔야 했던 그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10월, 학교 주장으로서의 사명을 띠고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경기 내내 상대방에게 우세하다 경기 종료 직전 ‘상대에게 등을 돌렸다’는 이유로 반칙패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전국체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를 씻어 내듯 신씨는 1년 뒤 당당히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학창 시절 내내 정말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신씨.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 건 ‘체중감량’과 ‘학업과 운동의 병행’이라는 두 개의 산이었다. 58kg에서 55kg으로 감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하루 최소 4시간 반에서 최대 8시간의 운동, 그리고 공부까지 해야 했던 학창 시절은 그에게 ‘악몽’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타고난 성실함으로 “하루 할당량을 다 채우기만 해도 전국대회 입상을 할 만큼”의 운동량과 1~2주일에 한 번씩 『파우스트』와 같은 굵직한 고전을 읽는 교내 ‘고전독서회’ 활동까지 소화한 그는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체육학 교수가 되고 싶다”고 전한다. 이를 위해 그는 다른 대학의 4년 장학금 권유를 포기하고 서울대에 입학했다. 만 20세까지 참여가 가능하다는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학업에 전념하겠다는 그의 서글서글한 고백에서 짧지 않은 선수 생활이 다져놓았을 단단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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