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래
(산림환경학과·08)

서울대에 합격하신 13학번 신입생 여러분,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권한대행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집행부에서 대외협력팀장을 맡고 있는 김형래라고 합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 난 후 대학생활을 준비하면서 많이 막막하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해진 시간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간표를 짜야 했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떠한 대학생활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입니다. 미래를 결정할 자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자유가 생겼는데 우리는 무엇 때문에 막막하고 두려운 것일까요?

대학생이 된 이상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만이 남게 될 것입니다. 자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때 찾아올 후회가 두렵고 막막한 것입니다. 자유를 진정한 나의 자유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자치입니다. 자치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자기 일을 스스로 다스린다’가 됩니다. 대학생활은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기 시작하는 시기이자 사회로 내딛는 첫걸음이 시작되는 시기, 즉 자치의 시작입니다.

대학생의 삶은 자치의 연속입니다. 시간표를 짜는 것, 가입할 동아리를 선택하는 것, 관심 있는 학회에 참여하는 것 모두 모든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자치의 일부입니다. 우리의 공동체도 그러합니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 속하게 되는 우리의 과/반 또한 그 운명을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해 나가게 됩니다. 새내기 새로배움터, 신입생 환영회 모두 선배들의 손으로 꾸려진 자치의 산물입니다.

이렇게 학생으로서 공부만 하면 되었던 지난 십여 년과 달리, 대학에서는 ‘스스로’의 영역이 상당히 확장됩니다. 생활의 일부가 아닌 생활의 거의 모든 범위로 넓혀지는 것입니다. 자치는 이렇게 우리의 대학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 자치활동을 도와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생회의 역할입니다. 대학본부, 단과대 행정실 등과 교섭할 수 있는 기구로서 학생들을 대표해 등록금심의위원회, 교육환경개선협의회 등에 참여합니다. 동아리 활동, 학회 활동, 과・반 활동 등 학생들의 다양한 자치 활동을 지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새내기 새로배움터를 준비하고, 졸업 앨범 제작 업체를 선정하는 등 대학생활에 필수적인 사업들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총학생회가 서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총학생회의 권한을 대행하는 연석회의를 구성하여 중요한 업무들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연석회의의 집행부는 결정된 사항들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단과대학 선거가 무산된 단대들 역시 각 과반의 대표들이 연석회의를 구성하여 집행부와 함께 단과대에 필요한 자치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에 입학하신 여러분, 설레고 벅찬 3월입니다. 관악의 꽃피는 캠퍼스에서 여러분에게 주어진 청춘과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한가지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3월부터 4월까지 총학생회 선거를 비롯해 몇몇 단과대학 학생회의 선거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학생사회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날카로운 비판을 보내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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