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에 글을 쓰게 됐다. 이 글의 제목과 같은 요즘 인터넷 기사의 제목은 한 정당의 대변인도 ‘○○당 얼짱女’로 둔갑시키고, 우리를 매일 ‘경악’과 ‘충격’에 ‘헉’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이른바 ‘낚시성 제목’인데다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한가지 점만은 분명하다. 바로 우리가 클릭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학신문』에 저런 낚시성 제목을 달라는 주문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명의 구성원에게라도 더 읽히기 위해 고민하는 『대학신문』의 모습과 한번의 클릭을 더 받기 위해 갖가지 수를 쓰는 인터넷 기사의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독자의 ‘간택’을 받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 인터넷 기사에서 제목이라면, 『대학신문』에서는 1면이다.

배포대에 쌓여있는 신문을 독자가 집어 들게 만드는 것이 1면의 역할이라고 할 때, 1847호 개강특집호의 1면이 그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신문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새내기들의 얼굴은 3월 초에 질리게 볼 수 있다. 『대학신문』이 외부언론의 상을 받은 것은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독자입장에서는 몰라도 그만인 정보다. 그래도 뭔가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1면을 펼쳐 봐도 역시 ‘주례사’ 기사에 사내 소식만 있을 뿐이다. 매년 반복되는 기사로 절반을, 『대학신문』 소식으로 나머지 절반을 채운 셈이다.

3월 첫주에 발행되는 『대학신문』은 새내기들과 첫인사를 하는 중요한 신문이다. 새내기를 환영하고 『대학신문』의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 『대학신문』에는 어떤 내용이 실리는지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2면 “‘서울대 학생회관역’ 들어서나?” 기사와 4면의 대학국어 강좌부족 관련 기사와 같이 『대학신문』이 취재하고 분석한 기사가 1면에 배치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면을 넘기고 신문을 더 들여다본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기사의 제목 때문이다. 예를 들어 3면 “미래교육위, 서울대 교육을 그리다”와 4면 “‘2013년도 대학운영계획’ 발표돼”의 경우 제목에서 기사의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읽어보면 두 기사는 앞으로 서울대가 나아갈 모습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꽤나 비중 있게 다뤄졌어야 할 내용임에도 시각자료의 도움도 없이 성의 없는 제목과 불필요한 전경 사진으로 인해 읽히지 않는 기사로 전락한 것이다.

신문에서의 편집은 권리이자 의무다. 어떤 기사를 선정하고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신문의 권리인 동시에 이 신문을 선택한 독자들에게 중요한 기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편집과 독자가 만나는 최전선에는 1면 배치와 기사의 제목선정이 있다. 시중 일간지의 편집이 마냥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종이신문의 위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참고자료는 될 수 있을 것이다.『대학신문』의 구성원들이 ‘읽히는 신문’을 위해 매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결과가 신문 지면으로 나타나길 바란다.

송성환
불어교육과·06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