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은 약 1만 1천명이다. 대학원생이 많은 만큼 교내에는 많은 연구실과 실험실이 존재하며, 단과대별로 연구 주제별로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학부생은 물론이고 대학원생도 자신이 공부하는 연구실 외에는 잘 모르는 것이연 당연한 일이다. 『대학신문』은 여러 단과대의 연구실 혹은 실험실을 탐방해 봤다.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생물인류학 실험실
2006년 은평 뉴타운 개발 당시 많은 인골들이 출토됐다. 조선시대의 공동묘지로 추정되는 이곳의 인골들은 고스란히 생물인류학 실험실로 옮겨져 연구되고 있다. 뼈를 통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으며 특히 뼈에 흔적이 남는 질병의 경우 언제부터 그 병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 밖에 영양적인 측면이나 그 당시 노동의 강도, 어떤 행위를 했는지 등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시신 매장 방법은 유골이 잘 남지 않지만 은평 뉴타운에서 발굴된 인골의 경우 사방이 막혀있는 회격묘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뼈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이들이 중산층 이상의 사람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자연과학대학 협동과정 생물정보학 연구실
생물정보학은 생물 실험을 통해 찾아낸 대량의 데이터들의 패턴을 분석해 이를 여러 분야에 적용한다. 주로 컴퓨터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흰색 실험복을 입고 실험하는 보통의 이공계 실험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흔히 상상하는 실험도구들 없이 컴퓨터만 빼곡한 것이다. 다양한 동물실험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질병이나 특징을 밝혀내기도 하며 키와 몸무게의 유전에 대해 연구하기도 한다. 또 프로그램을 통해 젖소의 유생산량이나 사람의 비만유전자 등이 나타난 대량의 데이터를 통계화하고 결과를 분석한다.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생물의 뇌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을 때 어떤 과정을 통해 그 감각이 뇌로 전달되는지 연구하는 곳이 뇌인지과학과이다. 이곳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들의 뇌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천적을 만났을 때 보호색을 띠는 것이나 멀리 있는 천적을 알아차리고 미리 도망가는 등의 인지적 행동은 단순하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뇌의 반응을 함께 관찰하면서 이러한 인지적 행동이 많은 연산을 요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뇌인지과학과는 자연대 단독으로 연구하는 곳이 아니라 심리학과와의 연계를 통해 생물 행동의 심리적 요인도 함께 분석하고 있다. 사진은 사람의 눈동자를 감지하는 카메라를 이용해 자극에 따른 움직임을 그래프로 기록하는 모습이다.

 

 

 

인문대학 언어학과 음성실험실
말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실험실이다. 언어를 자음과 모음, 리듬, 억양, 발성 등의 분야로 나누고 각자 하나의 언어를 선택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사라져가는 세계의 토착어 등을 연구하고 문자가 존재하지 않는 언어에 한글로 문자 체계를 만들어 보급하는 일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2008년에 찌아찌아족에 한글을 보급하기도 했고, 작년에 솔로몬 제도의 두 토착 언어에 한글로 문자 체계를 만들어줬으며 그들이 스스로 모국어를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서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음성실험실의 황효성씨(음성학 박사과정, 사진)는 "감정에 따라 발성이 다름을 이용해 범죄 수사를 한다"며 "대검찰청과 연계한 연구로 범인의 발성을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과학과 시설원예 및 식물공장 연구실
수원에 있는 온실에서는 시설원예를, 서울의 실험실에서는 식물공장 기술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수원에 있는 시설원예 온실에서는 식물 증산량의 정교한 측정을 통한 적정 관수량 조절 시설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실험실에서는 주로 식물공장의 전체모델을 개발 중이다. 다양한 광 LED, 자동화 시설을 이용한 실험으로 빛과 식물, 또는 환경과 식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식물공장 실험실에 들어가면 상추가 쑥쑥 자라는 모습(사진)을 볼 수 있다. 대학원생들은 빛, 습도, 온도, 바람 등을 조절하여 환경에 따른 상추의 광합성량을 측정하고 어떤 환경에서 수확량이 더 좋은지를 관찰하는 중이다.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유기광전자 실험실
유기광전자 연구실에서는 유기물을 이용해 태양전지나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를 개발하고 있다. OLED는 핸드폰 디스플레이에 쓰이고 있으며,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발광현상을 이용해 만든다. ITO(Indium Tin Oxide) 기판에 주입해 유기물을 증착한 뒤 전압을 걸어주면 빛을 내는데 그 빛이 어떤 스펙트럼을 갖는지, 어느 파장에서 가장 강한 빛을 내는지, 어떤 전압에서 전기량 대비 가장 큰 광량을 갖는지 등을 연구한다.OLED는 초록색, 파랑색, 붉은색의 세가지 색을 띠며, 이 세가지 색을 적절히 조합해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 있다. 사진은 ITO 기판을 들고 실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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