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해 동안 아홉번의 이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부당함도 많이 느꼈다. 자신이 겪었던 문제가 대학생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주거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만든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권지웅씨(연세대 기계공학과·07)를 만나봤다.

사진: 김민식 기자 kimms1992@snu.kr
◇민달팽이유니온이란=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집이 꼭 필요하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은 민달팽이처럼 집 없이 살아가고 있다. 연세대 부총학생회장 활동을 할 때부터 주거문제가 학생들에게 닥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단체를 학내에 만들게 됐다.

◇민달팽이유니온이 해온 활동을 소개하자면=기숙사 확충운동을 통해 연세대 측에 현재 기숙사의 2배정도인 3,600명 규모의 신축 기숙사를 만들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함께 민달팽이장학금을 확충해 기숙사에 못 들어간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신촌뿐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의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각 대학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를 만들어 대학생 주거실태를 조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생주거문제 해결대책으로 제시한 주거협동조합에 대해 설명해달라=단기적으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급하는 공공기숙사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학생들이 돈을 내고 이용하는 손님일 뿐이지만 협동조합 방식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면 기숙사 전반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공간에 대한 권한이 매우 커진다.

궁극적으로는 협동조합을 통해 사회적 주택을 공급하고자 한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땅을 낮은 이자로 빌리고 조합원의 출자금을 모아 건물을 지은 뒤 임대해 사람들이 살게 하는 것이다. 모듈형 하우스(조립식 주택)을 지어 건축비를 낮추면 15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는 5평짜리 방을 구할 수 있다.

◇사회적 주택이 갖는 장점은=사회적주택은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관리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사업 시행 20년 만에 임대주택 주변의 슬럼화가 굉장히 큰 문제가 된 바 있는데 사회적 주택은 공간에 대한 주체성이 높아져 공동노동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 공동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공간을 함께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단순한 숙박공간을 벗어나 ‘가정’으로서의 집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홀로 남겨지게 되 면서 발생하는 우울증 등 대학생들이 겪는 정서적 문제도 함께 줄어들리라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주택협동조합이 모인 민달팽이 마을을 서울 시내에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주택협동조합 사업 이외에도 임차인과 임대인이 가지고 있는 권력관계를 좁히기 위한 운동을 할 것이다. 세입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대학생 주거 상담사를 배양해 대학생들이 편히 주거문제를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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