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4월 1일자 대학신문의 기획면, ‘대학신문, 위기에서 기회를 찾다’에서 패널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당시 패널들은 대학신문의 구독률이 낮고 독자로부터 외면받는 원인을 종이 매체의 위기와 수용자층인 학생 문화, 신문의 내용 그 자체 등 여러 층위에서 찾았다. 그리고 내용의 정확성과 심층성을 잃지 말되 좀 더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르고 또 다가갈 만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모두 입을 모은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묻는다. ‘대학신문, 위기에서 기회를 찾았던가?’

우선 종이 매체의 위기를 극복하였는가를 생각해보면 실망스럽다. 푸쉬 기능으로 인해 말 그대로 정보가 시시각각 ‘달려드는’ 요즘 세상에 대학신문은 읽고자하는 사람으로서도 물리적으로 다가가기 쉽지 않다. 거치대가 단대별로 하나씩은 있어야할 것인데, (매학기마다 있는 신축 공사 때문인지) 그렇지 않은 단대가 있고 설령 배치가 돼있더라도 그 위치를 찾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 거치대에 많은 양의 신문을 두는 것보다도 독자의 손이 뻗을만한 곳을 고려해 여러 곳에 신문을 배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정보의 일방향성을 완화하기 위해 해당 내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 내지 피드백을 실어야할 것인데 독자마당과 의견란은 여전히 가장 뒷면에 있는 실정이다. 종합면을 읽고나서 사회, 학술, 정보, 문화면에서 그 진지함과 집중성이 어느 정도 힘이 빠져갈 즈음에서야 의견란이 나오는 것이다. 가장 시사적 학내사안을 다루는, 학보다운 면이 바로 종합면이다. 학내 구성원이 주로 글을 쓰는 독자마당과 의견란을 종합면 바로 뒤에 두거나, 관련 내용이 실린 면에 병치해서 좀 더 유기적인 구성을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내용 면에서는 (지난 호를 기준으로)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강의실 난방과 주거 문제에 대해 다룬 점이 좋았다. 특히 주거 문제 그 자체에서 더 나아가 민달팽이 유니온의 활동을 취재하여 불완전하게나마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 노력한 점이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호에서 사회 면의 핵 확산 문제와 문화 면의 인사동 화재 내용을 제외하면 그 범주는 달라도 모두 직간접적으로 학교와 관련돼있는 내용인 것도 좋았다. 지난호 의견란의 조현설 교수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자칫 기자진이 균형잡힌 시각을 잃고 편향된 어조로 글을 쓸 수도 있는데, 이런 문제 또한 다양한 인터뷰이들을 만나는 취재와 소통으로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컨텐츠를 삽입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 작년 좌담회에서도 건의한 바 있듯이 독자 퀴즈를 응모할 때 꼭 메일을 보내거나 홈페이지 게시판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QR 코드를 삽입해 응모페이지가 뜨도록 한다든가, SNS 페이지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음 호에 실렸으면 하는 내용이나 인터뷰했으면 하는 인물을 사전에 조사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미 학내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학생들이나 졸업 후에도 대학신문을 보는 동문들 등 독자층을 좀 더 넓게 상정하고 공동체를 위한 대학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이미 위기에서 나아갈 길을 모색했었다. 결단과 실행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정예련
작곡과·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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