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금) 7시 관악구민회관에서 민족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강연회가 개최됐다. ‘한국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학생부터 국회의원까지 100여명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이뤄졌다.

사진: 전수만 기자 nacer8912@snu.kr

표 박사는 89년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93년 영국 엑서터대학에서 범죄학 박사학위를 받아 국내 최초의 범죄심리분석관이 됐다. 이후 경찰직을 사퇴하고 경찰대 교수로 재임하는 동시에 『한국의 CSI』, 『숨겨진 심리학』 등 범죄심리 관련 서적을 여러권 출판하며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하지만 작년 대선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찰청을 비판하고 경찰대 교수직을 사퇴했다. 정의를 인생의 화두로 던지고 살아왔다는 표창원 박사의 강연회는 그가 생각하는 정의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표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실현돼야 할 여러 가지 정의 개념들을 언급했다. 먼저 그는 우리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정치적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정의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상호 존중하는 보수, 진보 간의 선의의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보수와 진보의 상호 존중하는 발전을 위해서는 ‘지면 죽는다’ 식의 승리만을 위한 헐뜯기가 아닌 ‘지면 다음기회에’라는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표 박사는 보수 집단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없는 나라는 불행한 나라”라며 “한나라의 체제와 전통을 지켜나가며 유지하는 집단은 반드시 필요하나 이러한 집단일수록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표 박사는 우리사회가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사법적, 사회적, 경제적 정의가 바로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표 박사는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하지만 500만원 훔친 일반인은 600억원을 횡령한 경제사범보다 가혹한 형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로 동등하고 공평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박사는 “아직 우리에게 이러한 정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언론을 뽑았다. 표 박사는 “언론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돼야만 참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며 “우리 국민들도 언론과 방송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자유를 함께 주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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