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최근 사회적 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새로운 형태의 경제 주체들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대학 인근 지역에서도 사회적 경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신문』은 우리 주변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적 경제 수립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해 알아봤다.
연재순서 ①나눔 방앗간 ②카페 모아 ③여성민우회 생협 ④성대골 마을공동체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 중간 지점에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기업 ‘나눔 방앗간’이 있다. 이곳은 착한 소비와 착한 나눔을 지향하며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에도 공헌함을 목표로 삼고 있다. 좁지만 따스함으로 가득찬 나눔방앗간의 현장을 『대학신문』이 찾았다.

나눔 방앗간은 저소득 주민의 자활을 도와주는 사회복지기관인 관악일터나눔지역자활센터(자활센터)에서 시작됐다. 자활센터는 관악구 내 노동능력이 있는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경제·심리적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2001년 7월 설립된 이 센터는 애초 계획 당시부터 ‘저소득층의 자활’이란 뚜렷한 목표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현재 방앗간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대부분이 연령이 높거나 학력이 낮고 지병을 지니는 등 일반 노동시장에서 쉽게 취업하기 힘든 저소득층이다. 나눔 방앗간의 가치는 이윤이 창출되면 다른 저소득층을 추가로 고용하는 시스템에 있다. 이윤이 많이 날수록 더 많은 저소득층들의 자립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시작할 당시 5명이던 저소득층 직원이 현재 9명으로 늘었다.

사진: 전수만 기자 nacer8912@snu.kr

나눔 방앗간은 사회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처음 나눔 방앗간이 출범할 당시 한 떡집 대표가 기술을 이전해줬고 대학연합 광고 동아리 ‘애들(ADDLE)’ 에서 포장 디자인을 도왔으며 대학 매점들에서도 적극적으로 떡을 판매하는 등 착한 나눔에 대한 사회의 참여와 소통을 활성화한 것이다. 나눔 방앗간 자체적으로도 나눔더하기 축제에 참가하거나 명절마다 주변 경로당을 찾아 떡을 나눠주는 등 착한 사회적 기업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왜 나눔 방앗간은 떡을 주력상품으로 삼았을까. 자활센터는 저소득 주민들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단기간에 쉽게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떡 제조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주로 ‘증편’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학생 등 20대를 겨냥하고 있다. 나눔 방앗간 오상록 전무는 “씹는 맛이 좋고 소화가 잘 되는 증편을 판매해 대학생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려 했다”며 “나아가 대학생들이 결혼식, 돌잔치 같이 좋은 일이 있을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전통 음식인 떡을 먹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나눔 방앗간은 2010년 설립 당시부터 매년 200%의 매출성장이 있었음에도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력, 자본 등의 이유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자활센터는 대부분 2~3인 형태의 창업 아이템으로 진행되고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가 나눔 방앗간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체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또 인력이나 비용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별도의 영업 홍보를 통한 거래처 확보도 힘들다. 나눔 방앗간은 현재 자활센터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나눔 방앗간의 제병기는 여전히 돌아간다. 다만 손익분기점에 미달하는 문제로 실온으로 유통되던 증편을 냉동식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중이다. 오 전무는 “대량으로 유통하고 반품을 줄이기 위해 실온의 증편을 냉동식품으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증편을 냉동식품으로 유통하는 것은 나눔 방앗간이 최초이며 미국에 샘플을 보낸 것이 통과돼 해외로의 수출도 거의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기존에 실온으로 유통되다 중지된 서울대 생협으로의 재납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나눔 방앗간 직원들은 중점적으로 원가관리 방법과 보다 나은 영업방법을 모색하는 등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오 전무는 “나눔 방앗간이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안정적인 생활 터전이 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며 “더욱 노력해 건실한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사회의 가장자리로 점점 밀려나는 저소득층들에게 나눔 방앗간이 한줄기의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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