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학 선구자’의 발자취
‘한국 정치학 선구자’의 발자취
  • 정승호 기자
  • 승인 2013.03.31 0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 나온 책] 『공삼 민병태 교수의 정치학』

공삼 민병태 교수의
정치학

김학준 저/서울대 출판문화원/560쪽
‘한국 정치학의 태두’로 불리는 공삼 민병태(1913~1977)의 탄생 백주년을 맞이해 그의 삶과 학문을 재조명하는 『공삼 민병태 교수의 정치학』이 서울대 출판문화원에서 발간됐다. 공삼은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정치학의 정립과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사후에도 그에 관한 학술대회가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등 꾸준히 조명됐다.

저자 김학준은 공삼의 제자이자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과학대학 교수에 재임 중이다. 그는 ‘한국정치학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구한말의 서양정치학 수용 연구: 유길준·안국선·이승만을 중심으로』, 『두산 이동화 평전』을 집필했으며 이번 저서 역시 그 연장선상 위에 있는 저서다. 저자는 “정치학의 세계적 흐름에 정통한 한국 최초의 정치학자가 바로 공삼이었다”고 평하며 이번 저서에서 총 9장에 걸쳐 시간순으로 공삼의 유아기부터 인생의 막바지까지 그의 삶과 학문을 평전의 형식으로 서술했다.

특히 공삼은 헤럴드 라스키(H. J. Laski)의 다원국가론과 사회민주주의를 집중적으로 수용했으며 이들 사상에 나타난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이는 한국전쟁에 대한 그의 회고에서도 드러난다. 공삼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체험했으며 이 자유는 국제정세에 맡겨둔 채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자주국방과 경제 발전을 강조했으며 이에 저자는 한국전쟁으로부터 60년이 지난 현 시점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삼은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당시 권위주의 정치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국가다원론을 바탕으로 일원적 권위주의를 거부했으며 사회민주주의에서 드러나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이정복 명예교수(정치외교학부)는 “그가 소개한 다원론과 사회민주주의론은 독재정치와 매카시적 반공주의에 대한 부정이었다”고 전했다.

책 말미에 저자는 “실력 있는 후배 정치학자가 공삼의 학문을 더욱 깊이 연구해주길 바란다”고 권고한다. 이어 그는 “공삼이 남긴 저서 『정치학』과 방대한 분량의 강의노트는 오늘날에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후학들에게 후속 연구를 부탁했다. 이 책을 출발점으로 공삼의 학문에 대한 가치가 지속적으로 발굴돼 한국 정치학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