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사회 속의 과학』

사회 속의 과학

나카지마 히데토 저/김성근 역/오래/244쪽
오늘날 과학기술의 진보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유능한 전문 연구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고도의 발전을 거듭해온 첨단과학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전문적 지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일반대중은 과학기술과 관련이 없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사회적 존재이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할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사회 속의 과학』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저자 나카지마 히데토는 도쿄공업대 사회이공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흔히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로 불리는 과학기술사회론 분야의 전문가다. 과학기술사회론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 및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저자는 과학기술사회론의 교과서로서 이 책을 집필했다. 교과서로 쓰인 책답게 각 장의 도입부에는 학습목표와 핵심 키워드가 제시돼있으며 책의 전반부에서는 과학사·기술사·과학기술사를 개괄하고 후반부에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조명한다.

우선 저자는 각기 분리된 분야로 발전해온 과학사와 기술사의 역사를 살핀 후 두 분야가 융합해 과학기술의 개념이 탄생하는 과정을 서술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학은 고대 지식인들의 철학적 사색, 기술은 하층민들의 기능적인 일로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두 분야는 각기 다른 노선을 걷다가 19세기 후반 고도의 과학이론을 필요로 하는 유기화학과 전기 산업이 등장하면서 서로 융합되기 시작했다. 과학이론을 기초로 둔 고급기술 즉 ‘과학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후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과학기술은 인간사회와 떨어질 수 없게 됐다.

이에 저자는 과학기술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요소이며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과학기술 연구자는 과학기술이 초래한 환경오염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하며 다른 사회구성원의 입장도 고려해 사회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가는 전문가의 입장이 있지만, 일반인은 일반인의 입장이 있다”고 덧붙이며 과학기술 개발에 있어 그것에 영향을 받는 사회구성원들의 입장이 반영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전문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서술하지 못했다”며 저서의 미진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과학기술의 의사결정에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금이야말로 과학기술을 사회에 기여하게끔 이끌어갈 주체가 누군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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