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사립대 연구지원 부족… 학부 개혁 통해 인재 배출에 주력

일본 국립대 법인화가 실시되면서 대부분의 국립대는 학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연구중심대학’ 혹은 ‘대학원중심대학’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일본 문부과학성(문부성)은 국립대 소속의 연구자들에게 연구 분야나 가시적인 성과와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왔고, 이는 일본이 노벨상 수상자를 12명이나 배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카즈오 오이케 교토대 총장은 “국립대가 다른 학교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자연과학이나 공학분야에서부터 한국학을 비롯한 지역연구 분야 등 인문·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고른 연구성과들을 내고 있다. 2003년 일본의 SCI 등재 논문 수는 7만8557편으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연구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지만 사립대는 상대적으로 국가의 연구 지원이 많지 않아 연구보다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이에 따라 일본 국립대들이 학부 정원을 감축하는 반면에 사립대에서는 정원감축보다는 효율적인 학부 운영을 통해 인재를 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를 위해 와세다대는 학부장이 자율적으로 학부의 예산을 운영할 수 있게 했고, 게이오대 등 대부분의 사립대는 학부 커리큘럼 개선, 학과 통폐합 등의 교육개혁을 실시했다.

사립대의 교육에 대한 투자와 개혁의지와는 달리 국립대는 상대적으로 교육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편이다. 2002년 5월 실시한 『대학신문』과 「동대신보」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대생의 43.6%가 “학부 교육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교토대에 다니는 미야카와 시루키씨(인류학과·4)는 “1·2학년 교양학부 과정에는 아직도 200∼300명 이상 듣는 대형강의가 수두룩하다”며 “사람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소규모의 강의보다는 질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부에서는 “도쿄대 등 소위 명문대라고 일컬어지는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을 데려다가 제대로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자주 들린다.

대학개혁과정에서 드러난 국립대와 사립대의 역할 분화는 교육에 비해 연구를 더 중시하는 일본 대학사회의 풍토에 비춰보면 당연한 결과다. 사립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교육개혁 움직임이 일본 대학 전반의 풍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