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공연장에 어깨는 들썩, 감동은 생생
새 단장한 공연장에 어깨는 들썩, 감동은 생생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3.04.14 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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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국립국악원 연희풍류극장 개관

이달 말 국악 공연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공연장이 문을 연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26일 야외공연장인 ‘연희마당’(사진➀)과 실내극장인 ‘풍류사랑방’으로 구성된 ‘연희풍류극장’을 개관한다.

먼저 야외공연장인 ‘연희마당’은 국내 최초의 전통연희 전용극장이다. 전통연희란 소리, 춤, 극이 총체적으로 구성된 종합예술로 곡예, 굿, 마당극, 농악, 탈춤 등을 포함한다. 전통연희는 영화 「왕의 남자」의 줄타기나 광대극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던 연희패가 다양한 놀음으로 구성된 판을 벌이는 형식이다. 이는 현재처럼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전통사회에서 일종의 대중문화와 같은 역할을 했다. 최창주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는 “전통연희는 민중들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서민 예술로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해방을 맞이하면서 서양의 뮤지컬 등이 급속하게 유입돼 전통연희는 대중들에게서 잊혀지며 중요무형문화재 제도를 통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또 전용극장이 없어 연극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일반 다목적 극장을 대관하다 보니 전통연희의 역동성이 실내 공연장에 맞게 축소되는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연희마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통연희의 마당놀이적 특성을 살리고자 시도됐다. 기존의 무대는 관객의 정면에 위치해 무대와 객석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과 달리 연희마당은 중심의 동그란 무대를 1300석 규모의 객석이 둘러싸는 구조이다. 연희마당에서는 개관기념 공연으로 이달 27일 부터 5월 18일까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등으로 구성된 전통연희단체들이 모여 새로운 공연장의 부흥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공연 ‘팔도연희유람’이 펼쳐진다. 그 이후에도 전국연희단체들의 풍물, 가면극, 민속춤으로 구성된 상설공연 ‘별별연희’가 기획돼 있다.

한편 실내극장인 풍류사랑방은 관객과 공연자의 일체감을 극대화했다. 약 130석 규모의 풍류사랑방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국내 최초의 좌식 소극장으로 무대와 맨 앞줄의 관객석의 높이가 같아 관객이 공연자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또 기존의 공연장과 달리 음향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기계를 거치지 않은 명인들의 목소리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풍류사랑방은 오는 30일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54명의 명인들의 개관 축하공연으로 문을 열어 5월부터는 연륜 있는 전통예술인들의 가야금, 판소리 등 공연이 펼쳐진다. 연희풍류극장 개관 프로젝트 담당자 김지영씨는 “다양한 연희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연희마당과 우리 소리를 더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풍류사랑방을 통해 대중들이 국악과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다만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여전히 보완돼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 전용극장은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외관과 다다미방으로 된 분장실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흥미를 끈다. 풍류사랑방의 경우에는 내부를 서까래로 된 천장, 황토벽, 전통대청마루로 된 바닥으로 꾸며 한옥의 실내에서 관람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연희마당은 무대천막이 방패연을 형상화한 것 외에는 한국적인 특색을 나타내는 외형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중국의 베이징 경극 극장에는 경극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실이 있어 공연 전후에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국악과 전통연희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이나 외국인들에게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설 역시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이 보충된다면 연희풍류극장은 그동안 기악 중심의 국악 공연 체제에서 서민 예술에 뿌리를 둔 전통연희까지 포괄함으로써 국악의 대중화,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난장컬쳐스 주재연 대표는 “스페인의 플라멩코, 아일랜드의 탭댄스처럼 우리나라도 퓨전국악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사물놀이나 판소리를 살려야 한다”며 “연희풍류극장을 개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전통예술의 철학과 미학을 담은 공연을 기획해 공간을 어떻게 충분히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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