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보안과 검증, 인체인식기술의 원리를 밝히다 ④

한 여성이 웃고 있는 영상의 광고판이 있다. 이 커다란 광고판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간다. 이 여성은 행인들의 얼굴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원을 파악한다. 행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는 이 컴퓨터 광고판은 바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얼굴 인식 기술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개봉한 픽션 영화지만 여기서 사용된 기술은 현재 연구되고 있는 얼굴 인식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속에서만큼 정교한 상용화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서비스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발견된다. CCTV 등에 찍힌 얼굴을 분석함으로써 범죄자를 찾아내는가 하면 개인용 노트북의 주인을 인식하고 잠금장치를 푸는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는 얼굴 인식 기술. 그 기본적인 원리는 무엇일까?

먼저 얼굴 인식 장치는 얼굴 영역 이미지를 검출한다. 이 단계에서 중점이 되는 사안은 무수한 변형을 가지는 얼굴로부터 기준이 되는 얼굴 이미지를 뽑아내는 것이다. 얼굴 이미지 추출 방법으로는 먼저 얼굴의 표준적인 기준을 만들고 포착된 이미지가 이 모델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따지는 것이 있다. 이 부합의 수준에 따라 얼굴의 이미지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다음으로 눈, 코와 같은 얼굴 특정 요소들의 위치를 미리 알아낸 뒤 이 요소들의 위치 정보를 계산함으로써 얼굴 부분을 검출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의 난점은 얼굴 요소가 모두 구분될 수 있는 깨끗한 화질의 영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얼굴 구성 요소들의 특징이 추출된다. 여기에는 항상 불필요한 요소가 들어가기 마련이기에 이를 최대한 삭제하는 것이 특징 추출의 관건이 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얼굴 부분의 영상만이 존재하는 낮은 차원의 영상 공간을 좌표 차원으로 변환한 뒤 저장하는 것이다. 얼굴 전체를 특징 추출의 대상으로 삼는 방법론은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이라 불린다. 그런데 이 방법에서 문제점은 얼굴 영상의 변화가 조명과 같은 부차적인 요소에서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요청되는 방법은 한 사람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선형 판별 분석(Linear Discriminant Analysis)’이다. 여기서 조명, 표정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형된 한 사람의 얼굴 이미지들은 데이터베이스에 미리 저장된다.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된 특징들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매칭단계’까지 이뤄지면 얼굴 인식의 기본적인 과정은 끝난다.

지문, 홍채, 정맥, 얼굴 인식들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유사한 과정적 특징을 공유한다. 그러나 얼굴 인식 기술은 이 나머지 기술들과는 달리 인식을 위해 접촉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구현된 정도만큼 정교한 얼굴 인식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우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얼굴 이미지를 포착하고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완성돼야 한다. 정적인 얼굴 이미지만 추출해낼 수 있는 현재 얼굴 인식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 공상 과학 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정교하고 편리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신문』에서는 최첨단 보안기술로 자리매김한 인체인식기술들을 다뤄보았다. 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검증과 보안을 위해 요청된 이 인식기술들은 모든 시민들의 개인 정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소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눈부신 발전을 앞두고 있는 이 기술들에 필요한 건 기술적 보완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또 다른 사회적 검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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