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시절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몰려다니는 데에 익숙하던 그때는 혼자 있는 잠깐의 공강 시간도 어색하고 심심하게 느껴져서 과방, 동아리방에서 죽을 치거나 까페에 들어가 커피를 홀짝이며 학보를 훑어보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독자퀴즈에 응모를 해봤는데 거짓말처럼 한번에 당첨이 됐다. 이후 『대학신문』 을 ‘챙겨보는’ 독자가 되었고 후에는 좌담회에 참석하고 이번 학기 ‘대학신문을 읽고’ 고정 필진이 되기도 했지만 계기는 그토록 사소한 것이었다.
개인적 일화를 언급한 이유는 아직도 『대학신문』의 컨텐츠에 애독의 물꼬를 터줄 수 있는 섬세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예를 들면 저번호 봄 대동제 관련 보도에는 1면의 하단, 낙수 란의 두면이 통으로 할당됐는데 그 내용이 모두 사진과 간단한 설명 일색이다. 인터넷 기사에는 ‘댓글보러 왔습니다’라는 댓글도 달리는 마당에 축제를 보도하면서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간단한 인터뷰 내지 소감이 함께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게다가 이번 축제의 타이틀은 무척 재미있는 성격의 것이었다. 왜 ‘지겹지 아니한가, 청춘 노릇’이라고 정했는지, 잔디에서 천 번을 흔들려보기로 했는지 학보다운 진지함으로 그 이면을 건드리거나 1855번호에 실렸던 한윤형씨의 인터뷰처럼 내용적 관련성이 있는 칼럼을 유기적으로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이와 달리 5·18 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는 사회면에서 기념식 현장 스케치를 한 후 의견면에서 좀 더 심층적인 칼럼을 실어 보도와 고찰 모두를 보여주었으나 그 사안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위치적으로 더 앞쪽인 종합 면에서 다루거나 최소한 1면 상단의 헤드라인이나 지면안내에서 기사를 안내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대학신문』은 지금까지 많은 고민과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까지도 무표정한 공급자 위주의 신문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제안했듯 보도와 더불어 심층적 고찰의 무게 또한 잃지 않고 좀 더 유기적인 레이아웃으로 독자를 배려하는 매력적인 학보가 되었으면 한다.
 
정예련 작곡과·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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