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학원은 대학원생들에게 무엇인가?
서울대 대학원은 대학원생들에게 무엇인가?
  • 대학신문사
  • 승인 2013.05.2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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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은 박사과정

대학원에 첫 발을 들여놓는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제일 큰 고민은 졸업 후에도 공부를 평생의 업으로 가져갈 것이냐다. 만약 학자의 길을 선택한다면 박사과정 입문은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고, 여기서 반드시 따라오는 고민은 유학을 갈 것이냐다. 바로 이 지점에서 원하는 학교로부터 입학허가서가 오느냐를 넘어서 박사 졸업 후 직업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는 계산을 거친다. 많은 정보를 종합하여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이 골치 아픈 계산에 그 모든 과정을 거쳐 간 선배, 선배 중에서도 교단에서 가르치시는 교수님들의 진정 어린 조언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백이면 백 학생들이 얻게 되는 단 하나의 똑같은 답은 “유학가라”다. 외국 그중에서도 미국 대학원의 박사학위야말로 귀국 후 교수직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한국에서의 학위가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의 명문 대학원 교수들은 대부분 외국 학위자이고 요즘에는 외국에서 교수직을 하고 귀국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분들의 강의는 외국의 그것과 다른가? 심하게 말하면 무조건 유학가라는 조언은 진심 어린 조언이라도 직무 유기이다. 왜냐면 학생에게 그러한 조언은 “우리 대학원은 훌륭한 학위자를 배출할 능력이 없으므로 우리 학교 학위자를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왜 한국의 대학원은 강력한 박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인재를 육성하는 일을 포기했는가? 왜 그것을 외국 학교에 일임했는가? 무수한 유학생을 배출하는 서울대는 유학원인가? 특히 서울대는 미국 대학원 입시학원인가?

 

현재 한국의 명문대 대학원들은 석사 조교들만을 배출한다. 많은 연구 프로젝트에는 성실한 석사생의 조수업무(assistantship)가 필수다. 물론 조교 경험은 학생에게도 유익하다.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연구경험을 쌓고 교수님과 가까이 일하면서 정보와 인맥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 대학원에 지원한 학생들에게 요즘 들리는 소식은 좀 불안하다. 최고 10위권은커녕 20위권 학교로부터도 좋은 소식 듣기가 힘들다. 미국의 경제위기가 하나의 변수일 것이고 미국 학생들도 직업전선에 뛰어들기보다 대학원에 진학할 유인이 클 것이다. 이는 미국 내 경쟁도 거세졌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학생이 답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한국 대학원이 교수진 채용을 유학생들로 채우는 것은 사실 학교로서는 매우 효율적인 인력충원 방법이다. 훌륭한 학생 육성을 위해 한국 학교가 재정과 에너지를 쏟기보다 학생 스스로의 노력과 외국의 좋은 박사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이 저절로 충원되는 것이므로. 하지만 요즘처럼 입학허가서를 받는 일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스스로 중견국이라 자부하고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열광하는 한국인데 나라의 미래와 근간이 되는 교육은 왜 자국에서 못 만드는가. 서울대는 스스로가 배출하는 학위자에 대한 자신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단지 석사조교가 아닌 우수한 박사생들을 길러내는 데 학교가 투자하고 대학원 박사 프로그램에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서울대 대학원이 대학원생들에게 무엇인가? 그것은 서울대에서 실력을 배양하고 학자가 되는 일이 외국 대학원 못지않게 우리에게 기회와 도전을 주고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수 있는 곳이 되는 일이다.     

 

송태은 (정치외교학부외교학전공·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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