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까나 기자 ganaa@snu.kr

연구실에서 만난 박재갑 교수는 이른 시간임에도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매일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박 교수는 “재직기간 동안 서울대 교수라는 특혜 덕분에 국가적인 규모의 일을 많이 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며 운을 뗐다.

박 교수는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입안하고 ‘암 관리법’ 제정, 국립암센터 설립을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 암 연구 및 예방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는 특히 ‘암 정복 10개년 계획’이 암 관리의 발전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중증 질환 환자 등록체계, 암 치료비에 상한가 설정, 무료 5대 암 검진 등의 체계를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 외에는 없다”며 “한국의 암 관리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고 뿌듯해 했다.

또 박 교수는 본인의 주도로 시작해 현재 세계 5위 안에 들 정도로 성장한 세포주 은행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80년대 초에는 세포주가 없어 전부 수입했다”며 “이제 우리나라 세포주 은행은 자체 개발한 세포주를 보유해 외국에서도 많이 분양해 간다”고 말했다.

정년 퇴임 이후에 국립암센터로 돌아가는 박 교수는 대장암 외과의사로서의 길을 계속 걸어갈 계획이다. 또 그는 대장암 연구와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 운동’과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운출생운)을 계속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담배 제조 및 매매금지 운동과 관련해 “담배는 독극물, 마약”이라며 “흡연 때문에 600만 명 정도가 죽는데 이는 히틀러가 학살한 유대인수와 비슷하다”고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서울대 학생들은 리더”라며 “리더의 자질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잘 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남도 잘 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리더의 자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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