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행사] 2013 뇌인지과학 학술대회

지난 7일(토) 멀티미디어 강의동(43-1)에서 ‘2013 뇌인지과학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2006년부터 매년 한 차례 개최됐으며 정신물리학, 생물심리학, 신경과학 등 뇌인지과학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교류되는 장으로 자리잡아왔다. 이번 대회는 크게 6개의 심포지엄으로 구성됐고 각 심포지엄마다 서너 명의 교수들이 주제와 관련된 연구들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사진: 김유정 기자 youjung@snu.kr

이 중 ‘지각결정의 메커니즘(Mechanisms of Perceptual Decision)’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는 뇌와 얼굴 지각의 관계를 다룬 독특한 실험들이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정상철 교수(연세대 심리학과)는 ‘얼굴 지각 영역의 얼굴-선택적 반응’이라는 제목 아래 얼굴 지각 영역에 대한 실험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실험 참가자의 얼굴 지각 영역에 선별적으로 전기 자극을 가하고 각각의 경우에 얼굴 지각 영역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하는 실험으로 진행됐다. 정 교수는 “자극이 가해진 부위마다 지각 영역의 변화가 달랐다”며 “얼굴 지각 영역이 얼굴에 균일하게 퍼져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진 오성주 교수(심리학과)의 발표에선 ‘손가락 뒤바뀜 착시’라는 독특한 실험이 논의됐다. 눈을 감고 젓가락으로 중지와 검지를 임의로 긁으면, 실제로 중지를 긁었는데 마치 검지를 긁힌 것과 같은 착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이 착시는 촉각과 시각 정보의 동시 입력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합동발표로 진행된 ‘뇌질환 후 인지기능 증진을 위한 비침습 뇌자극’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은 일반인들에게 보다 실용적인 논의를 펼치며 이목을 끌었다. 첫 발표자인 박창현 교수(성균관대 의학과)는 ‘뇌졸중 후 인지신경망 변화’라는 제목으로 뇌졸중이라는 대표적인 뇌질환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뇌졸중 발병 환자를 주기별로 관찰한 실험자료를 근거로 “뇌졸중 환자에서 발병 후 초기에는 신경망의 뇌손상 쪽 연결성이 떨어지나 이후 점차 정상인의 신경망에 근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뒤이어 고명환 교수(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와 장원혁 교수(성균관대 의학과)는 뇌의 인지기능 증진을 위해 ‘비침습 뇌자극’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비침습 뇌자극은 비병원성 또는 병원성의 세균이 체내 조직으로 들어가지 않는 방법의 뇌자극을 말한다. 이런 비침습 뇌자극을 자기자극 형태로 가하면 작업 및 기억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비침습뇌자극 기법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연구는 뇌질환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인지기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비단 의학적 논의만이 아니라 뇌인지기능과 접목된 여러 분야들의 논의가 진행되며 학제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반인들도 재미삼아 생각해볼 소재를 다루는가 하면 ‘뇌, 마음, 그리고 인간 사회’라는 뇌와 인간 관계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이튿날에는 본격적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뇌인지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학술교류의 장이자 일반인들이 실용적인 지식을 접할 수 있는 학술행사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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