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⑨ 알로하우쿨

물러간 여름방학의 끝자락을 마냥 붙들고 싶은 요즘, 한여름 하와이 해변의 느낌을 자랑하는 동아리가 있다. 동아리 이름에서부터 하와이 향기를 물씬 풍기는 ‘알로하우쿨’은 서울대 최초이자 유일의 우쿨렐레 동아리다. 지난 3일(화) 다가올 정기 공연 준비로 한껏 열기를 띠고 있는 이들의 연습실에 놀러갔다. 

이날의 일정은 자율 연습으로 시작됐다. 악보를 보며 개인 연습에 심취한 사람부터 옹기종기 모여앉아 노래 부르며 반주코드를 뜯는 사람들까지. 하와이어로 ‘뛰는 벼룩’이라는 뜻을 가진 악기 ‘우쿨렐레(Ukulele)’는 그 소리가 이름에 걸맞게 통통 가벼이 연습실을 뛰놀았다. 이어 대망의 합주. 오는 10월 1일 있을 정기 공연 연주곡 중 하나인 ‘엔터테이너’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조차 미안할 만큼 진지한 분위기였다. 연습 책임자의 지도 아래 조화로운 멜로디와 반주가 스무 명의 손끝에서 일제히 흘러나왔다. 동아리 회원 이지아 씨(동물생명공학과·11)는 “합주의 매력은 경험해 봐야만 안다”며 “화음이 잘 맞을 때는 기분이 몹시 좋다”고 말했다.
 
기타와 흡사한 생김새에 품에 쏙 들어오는 앙증맞은 크기를 한 우쿨렐레는 4줄짜리 현악기다. 회장 최란 씨(소비자아동학부·10)는 “기타, 바이올린 등 여타 현악기와 달리 우쿨렐레는 줄이 나일론 소재로 돼있다”며 “연주 시 손이 아프지 않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우쿨렐레만의 매력을 뽐냈다.
 
알로하우쿨은 지난 2012년 7월 만들어진 신생 동아리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활동을 자랑한다. 그해 10월 바로 첫 공연을 하는 데 이어 매학기 공연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YWCA에 방문해 연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재능기부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방학 중에는 ‘우쿨리데이’라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해 집중 연습과 세미나를 하며 유명 인사를 초청해 강연도 듣는다. 회원들 간 친목도모를 위해 ‘우쿨페페’ 같은 국내 굴지의 우쿨렐레 페스티벌에도 함께 참여한다.
 
▲ 사진제공: 알로하우쿨

공연까지 하는 악기 동아리라면 초보자는 가입이 불가능할까 지레 겁먹기 쉽지만 알로하우쿨은 우쿨렐레를 전혀 다룰 줄 몰라도 가입이 가능하다. 동아리 회원 중 실력자들이 신입회원들을 직접 지도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재 중에 기자가 우쿨렐레에 관심을 보이자 회장이 그 자리에서 우쿨렐레를 지도해줬다. 아기를 안듯이 악기를 품에 안으라는 설명이 친근해 기자의 본분을 잊고 강습에 빠져들기를 10여 분. 모두에게 친숙한 동요 ‘사과 같은 내 얼굴’의 반주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었다.
 
시인 하재연이 ‘우리는 우리의 리듬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전 생애를 낭비한다’(「4월 이야기」)고 했던가. 우쿨렐레의 리듬에 맞춰 같은 방향으로 몸을 들썩이는 그들은 이미 서로 내면의 리듬까지 나눈 사이로 보였다. 동아리 이름을 이루고 있는 하와이식 인사말을 속으로 외치며 연습이 한창인 연습실 문을 조용히 닫고 나왔다. 알로하(Aloha), 알로하우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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