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한국을 넘어 세계로
한국학, 한국을 넘어 세계로
  • 정진욱 객원기자
  • 승인 2013.09.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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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국 문화가 세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게 됨에 따라 한국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한국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학으로도 이어져 각 대학에 한국학과와 한국학연구소 등의 숫자가 늘어났고 그 결과 해외 한국학 연구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가하는 해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한국 전반과 한국학으로 넓힘으로써 세계에 한국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로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의 한국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학신문』은 해외 한국학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봄으로써 한국학 연구와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해외의 한국학

사실 한국학에 대해 학술적으로 합의된 개념 정의는 없다. 보통 한국학이라고 하면 한국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는 종합적인 학문을 지칭한다. 한국의 언어·역사·사상·철학·예술·지리·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 등 한국과 관련한 모든 영역을 한국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학은 크게 한국이라는 지역적 구분에 기초한 지역학의 한 학문 분야나, 여러 일반적인 분과학문의 영역 속에서 한국을 사례로 하는 연구 분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해외 한국학의 시초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조선을 그들의 식민지로 활용하기 위해 조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국내 한국학의 시초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광복 후에는 냉전 시기를 거치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관심에 따라 주목받았고 당시 북한학은 러시아에 의해, 한국학은 특히 미국에 의해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실질적으로 한국학이 제대로 된 학문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 들어서부터다. 한국의 급속한 성장과 한국 대중문화가 한류의 이름으로 세계 전역에서 각광을 받음에 따라 그동안 중국학과 일본학에 밀려 있던 한국학이 점점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한국학 지원, 어떻게 이뤄지나

현재 해외 한국학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이다. 해외 한국학 연구·교육기관이나 학회 등에 소속된 연구자가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 여러 해외 한국학 연구 지원 사업에 지원하면 내부 심의를 거쳐 지원을 확정하는 식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해외 한국학 지원 사업은 △강의교수 파견 △학술연구 △학술회의 △학술지 발간 △출판 △펠로십 프로그램 지원 △세계한국학대회, 한국학국제학술대회 개최 등으로 이뤄진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한국학 교수직 설치 △한국학 교원 고용 및 객원교수 파견 △해외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KF Global e-School 시행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학의 비상을 위해

해외 한국학 연구를 진흥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 체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우선 해결돼야 할 문제가 수행 기관의 중복 문제다. 교육부 산하의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한국학진흥사업단, 한국연구재단, 외교부 산하의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어세계화재단과 세종학당 등이 해외 한국학 진흥과 지원을 담당하는 기관들이다. 이처럼 지원 기관들이 분산돼있고 각 기관별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특정 대학이나 연구소에 지원이 몰리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택 교수(서강대 지식융합학부)는 “각 기관간 역할을 명확히 분담하고 해외 한국학 지원 사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기구나 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단 선정과 관리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연구과제 「해외 한국학 현황 및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결과보고서는 지원 사업이 일회성, 단기성, 사후관리 부재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경쟁원리에 입각한 지원사업과 학문적 성과를 지원하는 성과지표 지원 등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김 교수 역시 “매년 단기적인 연구 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연구 주제 등을 선정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한다”며 “장기적인 연구 프로젝트의 경우 중간평가를 시행함으로써 선정 이후에도 연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검증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해외 한국학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내 한국학과 해외 한국학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한국학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해외한국학연구소 김종명 소장은 “일부 미주나 유럽 대학의 한국학과에서는 근대 학문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한국학계 못지않은 훌륭한 연구 성과를 많이 내고 있다”며 “무엇이 한국학인지에 대한 고민과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한국학자를 양성하고 국내·외 학술적 연구성과를 공유함으로써 한국학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교환교수 제도 등을 통해 인적 교류는 활발한 반면 번역과 출판의 어려움으로 연구결과나 학술적 성과의 교류는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과도 맥이 닿는 지적이다.

한국학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학에 대한 수요와 요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해 전략적·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다. 한국학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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