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서거 2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칸트철학과 한국 사회 문화」(서울대철학사상연구소 주최)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 두 가지는 내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마음의 도덕률”이란 말을 남겨 도덕적 의무 의식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 서구 근대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그의 서거 200주년을 맞아 한국 철학계의 칸트 연구를 되짚어보는 학술대회가 「칸트철학과 한국 사회 문화」를 주제로 지난 29일(토) 열렸다.

 

 「한국 법철학에서의 신칸트주의의 수용」을 발표한 최종고 교수(법학부)는 “신칸트주의는 칸트의 사상이 자연과학의 발달과 유물론의 팽배로 약화되자 도덕법칙의 당위를 강조하고 칸트로의 회귀를 주장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철학은 법과 정의의 역할 등을 고민하는 학문”이라며 “법철학은 법칙에 대한 존경심에 의한 행위만을 ‘도덕적’으로 보고,  단순히 법칙에 일치하는 행위는 ‘합법적’일 뿐이라고 평가해 법과 도덕을 구별한 칸트의 이론에 바탕을 둔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조선시대 철학에 해당하는 이학(理學)을 법학에 적용한 법리학은 법철학으로 용어가 바뀌었으며 이를 황산덕, 이항녕 등의 연구가 이어갔다”며 법철학의 역사를 정리했다.

 

 

법철학의 이론적 바탕은  의무의 도덕 강조하는 칸트주의


 

 손유경 교수(덕성여대ㆍ국어국문학과))는 「『개벽』의 신칸트주의 수용양상연구」에서 “1920년에 창간된 종합지 『개벽』의 ‘문화주의’가 독일의 신칸트주의의 영향을 받아 형성됐고 이 때 매개역할을 한 것이 일본의 문화주의였다”고 말했다. 그는 『개벽』의 문화주의를 “정신적 가치와 가치평가의 주체로서 ‘인격’을 중시하는 철학적 흐름”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는 “독일 신칸트학파의 문화철학을 수용해 타락한 물질의 대타 개념인 ‘문화’와 이런 문화의 생산에 참여하는 ‘인격’을 강조한 일본 문화주의에 바탕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식민지 조선 문화주의와 일본 문화주의의 상관성만 다뤘던 기존의 논의에서 더 나아가 신칸트학파 수용양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민지 조선의 문화주의에 미친 신칸트주의의 영향 설명해 

 

 

또 「한국의 도덕교육에서 칸트 윤리적 접근법이 가지는 의의」를 발표한 박찬구 교수(국민윤리교육과)는 “칸트는 교육을 통해 한 인간이 점차 그 인간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봤다”며 “칸트의 교육목적은 자신이 세운 도덕 법칙에 스스로 복종할 수 있는 인격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칸트는 도덕교육을 강조했다”며 “특히 도덕교육을 물리적 양육과 함께 해야 한다는 칸트의 언급은 도덕교육에서 도덕성에 대한 지적 통찰 외에도 도덕적 훈련과 습관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준비한 백종현 교수(철학과)는 “칸트 서거 200주년인 동시에 한국에서 칸트 연구가 시작된지 100년이 된 시점에서 서양철학 중 가장 먼저 유입된 칸트철학이 민족의 문화 발전에 미친 영향을 돌이켜보고자 했다”며 이 학술대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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