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집 발간
제14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집 발간
  • 오천석 기자
  • 승인 2013.09.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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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인 ‘이효석문학상’의 제14회 수상작품집이 발간됐다. ‘이효석문학상’은 2000년 이순원 작가의 「아비의 잠」을 시작으로 윤대녕, 박민규, 편혜영과 같은 국내 유수 소설가들의 중단편을 대중들에게 소개해왔다. 올해의 대표 수상작은 1999년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윤성희 작가의 「이틀」이다. 그 외 추천 우수작으로 김성종 작가의 「쿠문」, 김이설 작가의 「한파특보」 등 총 9개의 작품들이 실렸다.

대표 수상작인 「이틀」은 청년 시절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함께 해 온 친구를 잃은 주인공의 사소한 일탈을 따라간다. 아내와 사별하고 딸이 집을 나가 혼자 살게 된 주인공은 어느 날 ‘감기’도 아니고 ‘꾀병’도 아닌 알쏭달쏭한 이유로 회사에 병가를 낸다. 지난 수십 년간 유지해온 삶의 방식으로부터 조금 벗어난 하루 동안 주인공은 걷고 회상하고 밥을 먹는다. 주인공의 ‘엄살’ 이틀째에 그는 트럭 밑에서 낮잠을 자던 할머니를 도와 밭을 갈고 귀가하며 집 주변의 풍경을 돌아본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감성적으로 치우치기 쉬운 인물 설정에도 불구하고 담담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동료의 죽음을 인생이 무너지는 계기로 삼는 대신 일상의 또 다른 ‘이틀’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어제가 가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 오는 ‘스케쥴의 일상성’이 오히려 내일을 견딜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김나영 평론가는 “독자는 그의 이야기가 가진 무심하고 낯선 평범함을 빌려 일상을 지속할 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평했다.

추천 우수작인 김언수 작가의 「하구」는 알콜중독자가 트럭 운전을 통해 자괴감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틀」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치유력을 서술했다. 이와는 달리 이야기의 허구적 설정을 적극적으로 유희한 김성중 작가의 「쿠문」, 최제훈 작가의 「현장 부재 증명」도 눈에 띈다. 일상적 서술과 상상적 묘사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솔뫼 작가의 「겨울의 눈빛」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한국 중단편 소설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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