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⑩ 영상

사진동아리 ‘영상’의 동아리방 안에는 사진의 현상 및 인화를 위한 암실이 있다. 촬영한 사진이 현상과 인화의 과정을 거쳐 한 장의 결과물로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 그 동안 암실에는 사뭇 진지한 긴장감이 흐른다. 과연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왔을까?

▲ 2013 여름정기전 박세혁 씨(에너지자원공학과·10) 작품 「섬」
사진제공: 영상

사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동아리인 만큼 영상은 여름과 겨울에 진행하는 전시회와 신입 회원들이 직접 필름 카메라 촬영을 맛볼 수 있는 신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동아리’라지만 이들의 전시회 준비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영상의 지난 여름정기전 작품들은 불안, 반영, 장노출, 음식을 주제로 인사동에서 일주일간 전시됐다. 이 일주일의 전시를 위해 사진 주제 선정부터 사진 촬영, 그리고 촬영된 사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사정회’까지 두 달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평소에는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영상의 동아리방. 동아리방의 이름 또한 사진 동아리답게 ‘암실’이다. 이 암실도 사정회 당일만큼은 진지한 분위기로 바뀐다. 사진의 색조, 노출, 명암 같은 기법 상의 문제, 피사체나 분위기 등 내용적인 문제 등 사정회에서는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여러 가지의 의견이 오간다. 때로는 사진을 아예 다시 찍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영상의 회장 홍수민 씨(국악과·11)는 “이름을 걸고 전시하는 작품인 만큼 사진을 찍은 회원도 열과 성을 다하고자 하고, 이를 알기에 다른 회원들도 망설임 없이 의견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동아리만의 톡톡 튀는 활기를 느낄 수 있는 행사로는 출사가 있다. 출사는 매달 2~3회 회원들이 교내외 특정 장소로 나가 사진을 촬영하는 행사다. 이화벽화마을이나 경복궁 같은 교외 장소 뿐 아니라 공대 폐수영장 같이 교내의 숨겨진 명소에도 앵글을 맞춘다. 어느 풍경 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는 점을 제외하면 흡사 소풍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다.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촬영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금 그들에게 5분의 기다림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사진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상의 41기 회원인 김한울 씨(물리교육과·10)는 “사진이라는 건 이미지로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며 “그 순간의 생각이나 감정, 소중한 이와의 추억을 오롯이 사진으로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영원으로 기록한다’고들 한다. 절제된 프레임을 통해 표현된 순간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겹겹이 포개지는 사진들 위로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계속될 것이다.

김두리 기자 joshuatree@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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