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구본주' 작품에서 만나다
'살아있는 구본주' 작품에서 만나다
  • 이석현 기자
  • 승인 2013.10.06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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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행사소식] 구본주 10주기전
오는 13일(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는 구본주 작가의 추모 전시회가 열린다. 작고 작가 재조명전의 일환인 이번 전시회는 구본주 작가가 고교시절부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2003년까지 제작했던 많은 작품 중 90여점을 엄선하여 대중들 앞에 선보인다.
◇민중을 사랑한 작가 구본주=1967년에 태어난 구본주 작가는 1980년대 전두환 정권과 6월 항쟁 등 우리나라의 가장 굴곡진 시기를 겪었다. 당시 청년이었던 그는 사회 현안에 관심이 많았으며 당시에 많은 작가들이 관심을 가진 소위 ‘민중미술’에 몰두했다. 그는 우리네 삶과 현실 이슈에 대한 시대정신을 담으려 노력했다.
구본주만의 민중미술은 대표적으로 ‘구상’혹은 ‘구상표현’이라 불리는 기법과 희화화를 통해 나타난다. 이수홍 교수(홍익대 조소과)는 구상표현조각을 “사물을 작품에 사실대로 담는 ‘구상 기법’에 자신만의 생각이 들어간 ‘표현’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갑오농민전쟁」에서 그는 죽창을 치켜든 민중의 모습을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면서도 고의적으로 몸의 뒤틀림을 강조해 세상을 향한 반감이 작품 속에 스며들게 했다.
희화화 또한 그의 특징 중 하나다. 이용석 교수(조소과)는 “서민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다룸으로써 그는 대중이 즐겁게 작품에 공감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아빠의 청춘 1」에선 한 손엔 담배를 들고, 두 눈은 풀린 채 문에 얼굴을 비비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나온다. 피곤에 쪄든 아버지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 보는 이가 쉽게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관람객들이 작품에 나타난 아버지의 모습에 자신의 삶을 투영할 수 있게 해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냈다.
◇20년의 예술인생이 모이기까지=이 전시회의 숨겨진 공로자는 ‘구포터’다. 운반자를 뜻하는 ‘포터(Porter)’와 구본주를 결합한 ‘구포터’들은 1995년 구본주 작가의 첫 전시회 때 작품을 운반해 준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구포터는 작품의 운반과 설치뿐만 아니라 부족한 전시회 예산을 충당하기도 했다. 구포터의 ‘이끔이’인 ‘찬타’씨는 “성곡미술관에서 10주년 추모 전시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달려가 8박 9일 동안 준비를 함께했다”며 작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성곡미술관 박천남 학예연구실장은 “보통 작가의 회고전은 최대한 많은 작품을 모으는 게 관건”이라며 “구본주 작가의 작품들을 모으는 데 구포터가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20여년에 이르는 짧고도 긴 작업여정을 3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86년도부터 94년까지는 ‘세상 - 역사와 시대정신’ 테마로, 92년도부터 97년까지의 작품활동은 ‘사람 - 삶과 현실’테마로, 97년도부터 그가 작고한 2003년까지는 ‘사랑 - 삶과 현실’테마로 이루어져 있어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삶의 흐름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박천남 씨는 “구본주 작가는 철과 같은 차가운 소재로 따뜻한 일상의 이야기를 조각한 작가”라며 “대중과의 소통을 바라며 만든 작품인 만큼 남은 기간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사진 제공: 성곡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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