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상 기자
취재부

시흥캠퍼스 레지덴셜 칼리지(RC) 계획 폐지를 주장하며 시작된 천막 농성이 3주째를 맞았다. 여전히 행정관 앞은 청원경찰이 지키고 있고, 그들이 지키는 행정관 입구는 너무 좁아 보인다. 학교도 사건이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간담회, 공청회 등을 준비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학생처장과 기획부총장도 학생들에게 서면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며 학생들과 소통하려 시도를 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아직 같은 이야기만 반복중이다.

총학의 물음에 본부의 입장은 일관적이다. ‘RC에 대한 계획없음.’ 현재 RC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없고 RC 추진 중은 아니라는 표현이다. 하지만 학생회는 언제든지 ‘계획있음’으로 바뀔 수 있는 답변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계획이 없으니 RC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믿고 물러섰다가 갑자기 RC가 추진된다면 늦는다는 것을 알기에 우려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일어난 일이다. 취재 중 만난 총학생회장 김형래 씨(산림확경학과·08)는 학생과 학교 간의 신뢰에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학교가 약속을 어기지 않도록 문서형태의 약속을 바란다”며 “지난번 사회대 자치공간 문제도 이전에 학생들이 사회대 학장에게 확약을 받았었지만 학장이 바뀐 후 새 학장은 이전 학장이 약속했던 바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장의 약속을 믿고 있던 학생들은 배신당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무너진 학생들의 신뢰는 총장의 직인과 RC 계획 폐지임을 확실히 해달라는 요구로 이어졌다.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학생처장의 직인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하고 최고책임자인 총장의 직인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2일(화) 열린 간담회에서도 학교는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학생처장은 “먼저 천막을 철거해달라”며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이야기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간담회 후에도 천막은 철거되지 않았고, 학생들의 천막은 학교를 신뢰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학생들의 닫힌 마음이었다.

더 이상 구성원 간 신뢰가 무너지면 안 된다. 이미 무너져있는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본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본부는 앞으로 구성될 대화협의체를 통해 학생들과의 건설적인 논의와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약속을 통해 닫힌 학생들의 마음을 돌려야한다. 학생과 본부 상호 간의 신뢰는 지속적이고 확실한 약속의 이행을 통해서만 다시 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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