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성용 강사
교육학과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문제는 나 자신과 타자들 사이에서 발생되는 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이는 주로 언어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타자들과의 이해관계 성립에 있어서의 실패, 혹은 어려움을 뜻하며, 일상에서 우리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주 원인이기도 하다. 만약 그렇다면, 누군가가 특정하게 병리적, 심리적인 원인 때문에 이러한 소통을 할 수 없다면, 무엇을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 이는 분명 개인 간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능적, 정서적, 심리적 또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대체소통방법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접근과 방법들 중에 음악 및 음악적 요소들을 자원 및 도구로 사용하여 치료적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분야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음악치료.

음악치료에서 음악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요소이기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즉 내담자(client)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적 중재 매개/도구일 뿐만 아니라, 양질의 잠재적 임상자원이다. 음악 및 음악적 요소들의 임상적 사용은 음악치료의 핵심사항임과 동시에 정체성과도 관련돼 있다. 그렇기에 치료적 중재를 제공하는 음악치료사의 수준 높은 음악이론 및 실기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적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마치 외과 의사가 수술을 집도할 때 사용하는 수술도구 및 관련 사항에 대하여 심도 있게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고, 실제 역량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음악치료사 교육과정에서는 음악 이외에도 인간의 마음과 육체, 성장과 발달, 음악과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치료시스템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공부를 하며 임상을 병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음악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될 수 있기에, 인간과 관련된 심리학, 병리학, 교육학, 사회학, 의학 등의 분야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그 과정 및 후에도 지속적인 학습이 요구되어진다. 음악치료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면서 비로소 독립적으로, 혹은 다른 영역의 전문인들과 함께 간(間) 학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건복지를 위한 하나의 전문인(health care professional)으로 거듭나게 되며, 음악에 관련된 요소들은 인간과 치료에 관한 요소들과 복합적으로 맞물려 음악치료라는 하나의 전문분야로서 통합이 되고, 이에 따른 임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음악치료의 목표는 내담자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는 광의적 개념부터, 그들이 어려움을 갖는 특정 영역에 있어서 음악의 3요소(선율, 리듬, 화성)와 음악활동의 3요소(작곡, 연주, 감상)를 치료적인 도구로 적절히 사용하여 중재를 한다는 협의적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치료 안에도 심리학적 각 모델 및 접근방식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형태가 존재하는데, 이는 치료사의 교육 배경, 선호 영역, 철학 등과 연관되어 다차원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렇듯이 음악치료는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영혼의 음식인 음악을 매개로 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서는 궁극적으로 삶의 질에 있어서의 증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음악치료는 90년대 중반부터 계속해서 발전해오고 있다. 다만 과학과 예술 사이에서의 증거기반실제(Evidence-based practice)를 지향하는 보건복지 전문영역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음악의 주관적이며 추상적인 부분과, 과학의 객관적이고 일반화할 수 있는 부분 사이에서 좀 더 전문적이고 진보된 조율이 필요한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그러나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이미 뇌영상 기술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결국에는 사람의 정서 및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많은 임상 사례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금까지 음악치료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전문영역으로서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함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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