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자 1632호

2005년 서울대 입시에서 예체능 교과목의 내신 반영비율을 축소하기로 한 입학관리본부의 발표에 허탈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서울대의 관계자들이 서울대의 교육정책, 특히 입시정책이 우리나라 교육에서 얼마나 중차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지를 아직도 느끼고 있지 못한다는 점과 그러한 정책을 관련 대학이나 학과와 상의도 하지 않고 너무도 쉽게 결정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학부 규모를 축소하고, 다양성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며, 기초교육 강화를 통한 엘리트교육을 강화하는 서울대의 목표와 방향은 올바르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양성을 가진 학생은 어떤 학생이며, 이들에게 필요한 기초교육으로의 교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논의는 불명확하다.

서울대인들은 우리사회에서 지적 능력은 우수하지만 이기적이고 나약하며 인성과 덕성이 부족해 진정한 엘리트로서는 부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예체능은 감성적이고 육체적인 문화활동이다. 우리의 지식위주와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에서는 돈이 들고 노는 것처럼보이는 예체능은 중요 교과목이 아니라고 오랫동안 학교현장에서 소외돼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아카데미(Academy)라는 말이 고대 그리스의 체육장인 짐내지움(Gymnasium)이란 이름에서 유래하였고, 학교란 단어가 논다는 의미의 여가와 휴식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서 나왔으며, 고대 중국의 주나라 태학에서 실시한 ‘육례(六禮)’에는 예체능에 해당하는 악(樂)과 사(射) 그리고 어(御)가 실시되었다.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주지교과 못지 않게 예체능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서울대에서 주관적이기 때문에 점수화하기 힘들다고 해서 예체능을 무시하고 홀대하였을 때, 우리나라 초․중․고에서는 예체능교육이 무너지고 편향된 교육이 실시될 것이다.

서울대는 단순히 글쓰기와 말하기만을 잘 하는 IQ 높은 사람들이 아니라 감성과 지성이 겸비된 EQ와 MQ가 높은 엘리트를 뽑고 배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예체능 교과의 내신반영 비율 축소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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