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익은 작품이 보여줄 맛있는 세계를 기대하며
빨갛게 익은 작품이 보여줄 맛있는 세계를 기대하며
  • 강혜정 기자
  • 승인 2013.11.10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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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익어가는 계절 가을이 오면 미대에서도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작품이 하나 둘 완성되기 시작한다. 이 결실을 축하하기 위해 매해 미대에서는 전기, 후기 2번의 졸업전시회(졸전)를 개최한다. 이번 후기 전시회는 오는 12월 5일(목)부터 10일까지 미술대학 49동~52동 그리고 모아(MoA)미술관에서 열린다. 미대의 졸업전시회는 다른 단과대 학생들의 졸업논문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작품 속에 미대생들이 수년간 학교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에서는 졸업전시회가 열리기까지의 이야기를 찾아나섰다.
요즘 미대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전시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작품이 곳곳에 놓여있다. 몇 백점이 넘는 작품들은 저마다 학생들이 영감을 얻고 이를 구체화시키는 수개월간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한재석 씨(조소과·10)는 “과마다 다르겠지만 조소과의 경우 꽤 많은 학생들이 3학년 때부터 했던 작품을 졸전까지 발전시켜나간다”며 “나 역시 3학년 때 미디어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때 비엔날레나 전시를 보며 얻었던 영감을 졸전 작품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소미정 씨(동양화과·10)는 “이제껏 했던 작품들을 보면 일관된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며 “주제를 정한 후 이를 구체화하던 중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작품을 제작한 뒤 바로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고 몇 차례의 심사를 거치는데, 수업 중에 작품을 교수님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조소과 박영철 조교는 “조소과는 4번의 심사를 거치는데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들에게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심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동양화과 정혜나 조교는 “동양화 전공은 3차에 걸쳐 심사를 한다”며 “초반엔 크기나 주제 등 전체적인 부분, 2차, 3차 때에는 구도나 색감 같이 좀 더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심사과정 자체가 엄격하게 이뤄지진 않지만 간혹 심사에서 떨어지는 학생도 소수 있다. 이런 경우 반년 뒤에 열리는 졸업전시회를 기약해야 한다.
한편, 전기 졸업전시회의 경우 총장상, 미술대학장상 등 5개상을 선정한다. 미대 이순종 학장은 “각 과 교수들과 함께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독창성과 완성도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졸업전시를 담당하고 있는 미대 김영희 서무행정관은 “전기 졸업전시회에선 수상작이 정해지면 일부는 미대 조형연구소에서 보관,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수상작의 경우 학교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라 학교가 소유권을 갖기 때문이다.
작품이 완성되면 학부생은 49동~52동에,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은 모아(MoA)미술관에서 각 과의 조교, 지도교수의 지도하에 작품을 배치한다. 작품을 배치할 때에는 각 과마다 구역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동양화, 서양화과의 경우 50동 정문을 기준으로 왼쪽 벽은 서양화, 오른쪽 벽은 동양화 작품을 두는 식이다. 작품 배치는 작품 제작만큼이나 중요해 하루가 모자랄 정도이다. 민복기 교수(금속공예과)는 “작품의 분위기, 크기, 색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작품들을 배치한다”며 “퍼즐 맞추기처럼 배치를 여러 번 바꾸면서 작품들이 서로 돋보일 수 있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율한다”고 말했다. 전시회가 가까워지면 미대에서는 각 대학 인사, 명예교수, 화랑, 학부모 등 여러 사람에게 초청장과 포스터를 보낸다.
전시회가 열리면 여러 화랑에서 신진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찾아온다. 이순종 학장은 “미술대학 졸업전시는 신진작가들이 사회를 보는 시각을 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며 갤러리들 입장에선 성장 가능성 있는 작가를 볼 수 있는 장”이라고 말했다. 공예과의 경우 ‘프리뷰 행사’라 불리는 전시 전날 여러 인사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이때 구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전시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미술계 인사 외에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찾아와 작품을 감상한다. 전시회 도록을 가져갔다가 후에 학교나 기관에서 구매문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도 미대의 많은 학생들은 밤을 지새우며 작품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감이 여기저기에 묻은 작업복을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작업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졸업전시회에서 이들이 보여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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