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내의 최고 이슈는 시흥캠퍼스 논란인 듯하다. 나 역시 지나가다 자하연 게시판에 붙은 관련 자보를 읽었고, 셔틀을 타러 가는 길에 본부 앞에서 진행되는 천막농성을 보았으며, 셔틀줄을 기다리며 어느 총학 후보의 관련 리플렛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주 『대학신문』에서 시흥캠퍼스 논란에 관한 기사들도 읽었다.
그 중에 ̒특별기고̓라는 분류를 단 ‘대학본부 앞 천막농성에 관련하여’라는 글을 보았다. 학생처장님이 기고한 글로, 시흥캠퍼스 추진 반대 입장에 대한 반박과 본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글이었다. 기사를 보고 난 후, 나는 시흥캠퍼스에 대한 생각보다 ̒특별기고̓와 ‘평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특별기고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 존재한다면 누구나 『대학신문』에 투고할 수 있고, 그 투고글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면을 차지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면에서 ‘평등’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이 진정한 평등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가능성의 차원이 아니라 접근성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 특별기고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그 모두가 똑같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서울대 정교수나 고위 교직원이 특별기고글을 보내고 싶다고 연락한다면, 『대학신문』은 글이 지면에 실릴 만한 것이 아니라면 거부할 수 있겠는가. 아마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혹시나 해서 밝혀두자면 나는 지난주에 학생처장님의 글이 실린 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그 글은 필요한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주에는 반대 입장으로 볼 수 있는 학생회 측 글이 실리니 한 쪽 입장만 두둔했다고 볼 이유도 없다. 나는 단지 특별기고란이 어떠한 영향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누구에게나 ‘평등’한 지면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평등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깊은 고민 속에서만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평등하다고 생각할 때조차 평등에 대한 고민을 놓아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대학신문』에 특별기고글이 들어올 것이고, 그 중에 몇몇 글은 지면을 얻게 될 것이다. 지면을 차지한 소중한 글들이 대학신문 측의 ‘평등’에 대한 깊고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기를 바란다.

천윤수
미학과·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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