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근 기자
취재부
각 단과대를 취재하기 전 나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이번 총학생회가 본부에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담판’짓는 모습이나 활동보고 및 사업진행 시 자보와 SNS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학우들과 최대한 소통하려는 자세 등을 통해 학우들에게 학생대표를 만들어야 될 필요성을 제공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과대 학생회장이 참여하는 총운영위원회가 원활히 돌아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학교 커뮤니티 누리집인 스누라이프에 한 졸업생이 이번 총학이 본인이 속했던 어떤 총학보다 멋진 것 같다는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이 기운이 단과대 학생회에서도 나타나 최근 몇 년간의 선거와 달리 복수후보가 출마했다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총학 발 나비효과가 단과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각 단과대의 현 대표자들이 무심하게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선거가 무산됐습니다” 혹은 “단일선본이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단과대의 학생사회 현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선자가 나온 수의대 역시 투표율이 54%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단과대는 우리나라로 비유하면 지자체라고 볼 수 있다. 각 지자체마다 지역민들의 의견이 수렴되고 운영이 제대로 이뤄져야 비로소 우리 정부도 탄력을 받아 더욱 나은 국정을 펼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많은 단과대들이 자체적으로 더 나은 단과대를 만들고 나아가 각 단과대의 목소리를 총학 대표가 정확히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단과대의 대표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현실 정치에서 느껴지듯 유권자가 정치에 관심이 없을수록 진정 우리가 원하는 요구가 이뤄지는 사회가 오는 일은 요원해져왔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 복지의 증대는 결국 학생회 구성과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 후보등록이 늦어진 의대를 제외하면 11월 안에는 단과대별 투표가 마무리 될 것이다. 부디 후보가 나온 모든 단과대에서 학생회가 나오고 내년엔 더욱 나아진 학생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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