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이랬습니다
시흥캠퍼스… 이랬습니다
  • 대학신문사
  • 승인 2013.11.1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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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협의회 회장
이정재 교수(조경·시스템공학부)

학내에 시흥캠퍼스에 관한 여러 추측이 있다. 필자는 초대 캠퍼스기획단장(2008년 10월 21일~2010년 7월 19일)으로 시흥캠퍼스를 비롯한 여러 미래계획을 수립한 바 있어 이 글을 쓰게 됐다.

2006년에 서울대는 2025년까지 세계10대 글로벌 첨단 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을 장기목표로 정했다. 당연히 글로벌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수와 학생의 국제화가 필요했고, 국제화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토지와 물적자원의 확보방안도 요구됐다.

당시에는 서울대의 예산이 십여 년간 2천억 원대에 묶여 있었고 증액은 불가능한 시기였다. 창의적 토론 교육과 효율적인 외국어 교육을 통한 글로벌 교육에는 레지던스 칼리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국가의 지원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또 대학의 발전에 필수적인 공간과 막대한 자본을 국고를 통해 확충한다는 것 역시 공상에 불과한 일이었기 때문에 장기목표 자체가 희화화 될 수 있었다. 결국 자원의 운영이 자유로운 유명 사립대학들의 약진을 구경만 할 운명이었다.

필자는 캠퍼스기획단의 임무가 서울대가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하여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환경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네 가지의 기획안을 제안했다. 첫째가 관악캠퍼스 주변의 학교토지를 활용하는 에듀밸리사업, 둘째가 경전철 차량기지를 대운동장 지하에 유치하는 컬쳐밸리사업, 셋째가 시흥국제 캠퍼스 및 글로벌 산학의료 클러스터사업, 마지막이 당시 정권에서 추진하던 세종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추진에 대한 대책이 그것이다.

이 중 에듀밸리 계획은 관악구와 함께 계획을 수립해 서울시에 제출했으나 후에 교직원용 고층 아파트계획으로 변경 됐다. 컬쳐밸리 사업 역시 차량기지가 다른 곳에 자리하면서 무산 위기에 있다. 세종시 계획은 서울대가 받기 어려운 독배였으나 정치적 상황으로 끝까지 시흥계획과 경합했다. 다행히 지역사회의 요구와 대학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세종시 계획은 철회되고 시흥 계획이 어렵지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군자간척지는 한국화약그룹이 1997년에 화약시험을 위해 만든 곳을 2006년에 시흥시와 주택공사가 5천억원 상당액으로 구입한 145만 평의 매립지다. 여러 개발계획이 시험됐으나 2010년 2월 9일에 서울대와 경기도, 그리고 시흥시가 이를 환경친화적이고, 기존 지역사회와 어울리며, 고부가 의료산업이 운영되는 명품공간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게 됐다. 시흥국제캠퍼스는 개발면적 90만 평 중 27만 평에 7만 평의 국제캠퍼스와 20만 평의 메디칼시티( 병원, 의료교육, 의료산업시설 및 주택 포함 )를 개발수익과 지자체의 부담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현재의 평가액은 토지가의 네 배 가량인 2조 원 정도라고 한다.

국제캠퍼스는 학생 개인 차원의 글로벌 해외연수(Outbound)의 경우 효과가 낮고,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며, 국내로 유학 오는 외국학생(Inbound)에게 충격을 줄이면서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마땅한 공간이 없는 점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와 같이 기숙사를 중심으로 하는 운영체계를 갖게 하되, 기숙사간 경쟁이 되도록 3천 명을 수용하는 10여 개의 기숙사를 세계의 유명대학에 교육과 운영을 맡기는 방안이 고려 됐다. 수용인원은 서울대 재학생 1500명, 전국 국립대학 재학생 천명, 외국인 학생 500명을 목표로 지원자 중에서 선발하도록 기획했다. 서울대생에게 기숙사 입사를 제도적으로 강제할 경우 예상되는 학내상황을 우려해 학부정원 15,000명의 10%를 수용하는 것으로 했다.

이 계획은 부학장단의 현지실사, 학장회의 검토를 거쳐 평의원회에 보고돼 공론에 붙인 연후에 협약을 체결한 바 있어 밀실에서 협의하였다는 것은 당치 않다. 이 논의 과정을 지켜본 「동아일보」가 지난 2009년 10월 16일에 “담장 없는 오픈 캠퍼스… 대학 도시 하나로”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바 있고 여러 매체에서도 보도했다. 레지던스 칼리지의 장점은 열거 할 수 없을 만치 많다. 거기에 완벽한 외국어로 이뤄지는 교육은 학생들에게는 혜택이 될 수 있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더 없이 필요한 일이다. 이 계획을 수립하면서 혹시 우리 학생들이 선발에 제외 될 경우에 반발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하였었다.

지난 7월에 이 계획에 의구심을 가진 학생사회가 교육환경개선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요구사항을 개진한 것은 성숙된 대학문화를 보여 주는 것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대학신문』은 “신입생을 시흥에 보내는 계획은 없다”는 본부의 답변을 보도했다. 그러나 그 이후 어떤 사유로 현재와 같은 물리적 대치상황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대부분의 대학 구성원은 잘 모르고 있다. 학생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듯 학생사회의 결정과정과 내용 역시 대학의 모든 구성원에게 정당해야 하고, 당연히 공개됐으면 좋겠다.

훌륭한 미래를 설계하고 이룩하기 위해서 논의를 거듭하는 것은 필요하다. 학생사회와 대학본부가 좀 더 성실하게 시흥계획을 논의하여 더욱 훌륭하고 알찬 계획으로 완성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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