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이 나아가야 할 길, “시청자에게 양질의 콘텐츠 제공해야”
공영방송이 나아가야 할 길, “시청자에게 양질의 콘텐츠 제공해야”
  • 권순희 기자
  • 승인 2013.11.1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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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IPTV와 같은 다채널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으로 인해 공영방송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광고산업정보통계시스템의 통계에 따르면 방송사업자 총매출액에서 유선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9.4%에서 2011년 13.4%로 증가한 반면 지상파 방송의 비중은 38.2%에서 22.1%로 감소했다. 이에 더해 연이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수신료 인상 시도는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지난 12일(화)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공공미디어연구소가 주최한 ‘스마트 시대 공영방송의 진단과 전망’ 세미나가 열렸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소장은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재 공영방송 체제를 유지, 보수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며 세미나의 취지를 밝혔다.
▲ 사진: 까나 기자 ganaa@snu.kr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공공미디어연구소 임연미 연구원은 다채널 플랫폼의 확대로 현재 공영방송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위기를 지적했다. 공영방송은 희소한 공공재인 전파의 사용을 기초로 삼기 때문에 공영방송의 정체성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케이블 TV가 전체 가구 수의 약 90%를 점유하고 2008년 처음 등장한 IPTV 사업자가 결합상품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자 공영방송의 정체성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임 연구원은 “방송 사업자간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재 공영방송은 시장 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콘텐츠 제공자로 변해가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환경 하에서도 공적 책무를 담당하는 공영방송의 정체성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임 연구원은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는 콘텐츠에 대한 시민들의 보편적 접근권에서 도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영방송은 시민들이 제공하는 재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민들의 공영방송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보장해야 하며 이러한 보편적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은 시장에서의 이윤 추구와는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공영방송 채널과 홈쇼핑 채널을 교차로 편성해 수익을 얻고 있다”며 공영방송은 이들과는 달리 수익성을 추구하기보다 시청자 일반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에 관해서는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거버넌스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1년 KBS 구성원(기자, PD)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9%가 제작 자율성 침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는데 중앙대 언론문화연구소 한찬희 연구원은 그 사례로 KBS의 ‘시사투나잇’ 폐지를 들었다. 그는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폐지된 시사투나잇은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던 시사·보도프로그램으로 KBS의 제작 자율성을 상징했다”며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사 내외적으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사 외적 차원의 노력으로는 관련 법 개정, 이사추천위원회 제도의 마련이 제시됐으며 내적 차원으로는 각 공영방송사의 제작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규정의 제정 및 실효성 확보가 강조됐다.

한편 이날 패널들은 공영방송의 재원 확보와 관련해 재원을 수신료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공영방송의 존재의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수신료 징수는 이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신료 인상 역시 타당하다는 것이 패널들의 주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수신료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언론연대 박수철 정책위원은 헌법재판소가 수신료를 특별부담금으로 본 것과는 달리 수신료는 준조세 내지 계약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세금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시청자와 방송사는 수신료와 공영방송 서비스를 거래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수 교수(강릉원주대 법학과)는 박 정책위원의 견해에 반대했다. 준조세는 기부금이나 성금, 사회보험료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조세에 해당하지만 부담금의 형태로 징수되는 재원으로 결국 준조세와 부담금은 동일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는 “수신료를 준조세로 보자는 것은 수사적인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나 입법자의 입장에서는 분류상 준조세에 해당하는 특별부담금을 다시 준조세로 바꾸자는 모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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