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관련한 훌륭한 정책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은 그들의 고충을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청년들과의 소통이야말로 산적해 있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난달 21일 ‘청년정책네트워크 청정비빔밥’과 간담회를 갖는 등 청년과의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신문』을 비롯한 서울 소재 16개 대학 학보사들이 소속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서언회) 또한 지난 11일(월) 박 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서 박 시장과 서언회 소속 기자들은 △복지 △주거 △문화 △교통 등의 청년문제에 대해 함께 질의하고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제공: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청년들이 빈곤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대학생 중 상당수는 현재 등록금을 납부하는 데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 심지어 지난 8월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생 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7.3%가 학비 마련을 위해 2학기 휴학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서울시의 서울시립대학교 반값등록금 시행은 화제가 됐다. 박 시장은 “반값등록금 시행은 단순히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며 “이를 통해 여유가 생긴 학생들이 본인의 성장을 위해 여러 노력,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반값등록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박 시장은 “유럽 등의 선진국들은 등록금이 거의 없거나 심지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며 “전국적 규모의 반값등록금도 정부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가능할 수 있다”고 반값등록금에 대한 정부적 차원의 노력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반값등록금 외에도 최저임금 위반,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현재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부당한 대우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서울시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청년들을 고용하는 사용자의 의무,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의 책무 등을 담은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자신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뭔지 알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또한 권리장전의 실효성을 위해 대기업, 체인점들과 협약을 체결했고 앞으로 중소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박 시장은 대학 졸업생 중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근무하게 되는 비정규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어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59%가 비정규직인데 이는 개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발전도 저해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기업들의 생산성이 증대되고 사회 전체적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서울시는 6,231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2017년까지 본청은 물론 산하기관 전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청년 주거, “꾸준히 노력하겠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하우징 사업을 진행 중이다. 희망하우징은 대학생 임대주택으로 서울시 SH공사에서 매입한 다가구주택 및 건설한 원룸을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2010년부터 공급된 희망하우징은 현재 836실에 달한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대로 임대주택들이 전혀 관리가 안 돼 계약 해지 건수가 2010년에 비해 20배 급증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다가구임대주택의 경우 총 계약해지 406건 중 360건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은 “다가구임대주택은 차양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한 주택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줄이겠다”며 “나아가 더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우징을 이용할 수 있게 여러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하우징과 더불어 서울시는 대학의 학내 기숙사 확충, 지자체들의 서울 내 학사 설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가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들과의 갈등도 논의됐다. 보통 임대주택은 그린벨트나 공터에 짓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은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임대주택 내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1, 2층에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도서관, 복지시설을 운영해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사실 서울시가 2014년까지 달성하려던 목표인 대학생 1만 2천 명이 입주 가능한 5,224실의 주거공간 마련은 이미 초과 달성했다”면서도 “여전히 모자란 청년 주거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 교통 논의도 이어져


“청년들이여, 성역을 깨라!” 박 시장은 청년들이 성역을 깨고 기존의 관념을 새롭게 만드는, 기성세대가 못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박 시장은 “지금 청년문화는 대중문화, 소비문화를 따라가기만 하며 새로운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문화야말로 그 시대의 문화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고 나아가 세계적인 문화를 선도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서울시는 청년들의 이러한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통 분야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것은 단연 통학에서의 교통혼잡이다. 심지어 최근 여러 대학주변에서는 여러 명의 학생을 태우고 일정 구간만 오가며 합승 요금을 받는 일명 ‘다람쥐 택시’가 공공연하게 불법으로 운행되고 있다. 박 시장은 “출근, 통학시간에 마을버스를 확충, 집중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이 통학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경전철 사업을 통한 대학 주변의 교통문제 해결 논의도 이어졌다. 특히 서울대와 관련해서 박 시장은 “신림선을 서울대까지 연장하려했는데 비용 부담과 관련해 아직 학교 측과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신림선 투자는 학교 측에도 안정적인 투자인데 서울대는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간담회를 마치며 청년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청년들에게는 시대적 책무가 있다”며 “그들은 서울시, 나아가 대한민국을 훨씬 더 바람직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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