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에서 시흥캠퍼스까지, 서울대의 8,760시간
법인화에서 시흥캠퍼스까지, 서울대의 8,760시간
  • 강윤희 부편집장
  • 승인 2013.11.24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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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13년 서울대를 돌아보다
2011년과 2012년 내내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든 법인화 문제는 올해도 곳곳에서 지속됐다. 교수협의회(교수협)는 3월에 법인화법 개정안을 본부에 제출했고 8월에는 수정안을 총장에게 건의했다. 법인화 이후 처음 실시될 내년 총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갈등은 있었다. 정관상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을 두고 논의가 분분했다.

위기에 위기를 반복하던 학생사회는 제55대 총학생회(총학)가 구성되면서 활력을 되찾아갔다. 총학은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 등 본부와의 소통창구를 활용해 복지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국가정보원(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당시에는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치적 의사도 적극 표현하면서 학생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대표가 선출된 곳은 총학뿐만이 아니었다. 교수협은 처음으로 직선제를 도입해 회장을 선출했다. 대학원생 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출범을 준비 중이던 대학원 총협의회(총협)도 회장을 선출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교육체계도 변화를 준비해나가는 한해였다. 미래교육기획위원회(미래위)를 중심으로 학부 교육을 비롯한 교육체계 전반에 대한 청사진이 마련됐다. 특히 교양 필수 교과목 제도가 조정되는 등 교양교육과정의 개편이 예고됐다.
올해 말 가장 주된 이슈는 시흥캠퍼스였다. 총학은 12월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던 시흥캠퍼스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본부가 학내 구성원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밀실로 시흥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제1, 2차 긴급 행동의 날을 통해 학내 여론을 수렴하고 천막농성을 이어 가는 등 총학은 강도 높은 비판을 지속했다. 이에 본부는 총학 측 위원을 포함하는 교육프로그램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총학은 본 계약 연기를 주장하며 현재까지도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이렇게 서울대는 다사다난했다. 『대학신문』은 2013년 서울대를 달궜던 굵직한 사안들을 정리하고 되돌아봤다.
글: 강윤희 부편집장 사진: 『대학신문』 사진부 삽화: 강동석 기자 tbag@snu.kr
법인화: 계속되는 진통
법인 서울대가 출범한 지 2년을 맞은 올해, 한동안 잠잠했던 법인화법 관련 논의는 1학기가 시작되면서 재점화됐다. 교수협은 지난 3월 △법인과 대학의 분리 △국고 출연금의 총액 출연 △학술림·문화재 등의 재산 무상양여 등을 골자로 하는 법인화법 개정안을 본부에 제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대학의 자율성 강화였다. 교수협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과 재산 관리 목적의 법인을 분리해 학문 연구와 교육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법인화의 취지였던 재정 자율성을 높은 수준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예산 배정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본부의 답변이 없자 지난 8월에는 수정된 개정안을 총장에게 건의했다. 수정안은 △이사회 자기선출 감시 △이사회의 총장 추천 및 선출권 분리 △평의원회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수정안은 국회에 발의돼 있다.
총추위 구성도 뜨거운 감자였다. 내년에 시행될 총장 선거를 앞두고 총추위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10월부터 평의원회와 본부가 본격적으로 협의에 나섰다. 특히 이사회가 추천하는 총추위 위원의 수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본부는 초안을 통해 이사회에서 추천 가능한 총추위 위원을 10명으로 제안했지만 평의원회가 이사회의 권한을 견제할 목적으로 이 인원을 3명으로 축소해 이사회로 상정했다. 관련 사안을 심의하는 이사회는 12월에 예정돼 있다.
▲ 삽화: 강동석 기자 tbag@snu.kr

학생사회: 총학의 ‘서포트’로 위기 넘겨
지난 11월에 치러진 제55대 총학 선거와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학생사회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후 재선거를 통해 김형래 씨(산림환경학과·08)와 이은호 씨(서어서문학과·09)로 구성된 「서포터즈」선본이 당선됐다. 총학은 학생회를 재건하고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복지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오며 학생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총학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비판의 날을 세우는 등 정치적 사안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6월 20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당사 앞 규탄 집회, 촛불시위 참여 등 행동을 이어나갔다.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장 김형래 씨는 “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마땅함에도 오히려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깬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행동에는 학생들의 지지가 뒷받침됐다. 총학이 지난 6월 약 열흘 간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학부생 1,205명, 대학원생 128명, 졸업생 123명이 참여했고 총 참여자의 91.35%인 1,330명이 국정원 사태에 대한 총학의 규탄집회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후 이화여대, 숙명여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전국학생행진 등 12개 단체가 참여하는 ‘민주주의 수호,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규명 대학생 시국회의’를 구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나갔다.

관정도서관 설계안 확정
지난 5월에는 관정도서관 신축설계안이 확정되기도 했다. 설계안에 따르면 제2중앙도서관인 관정도서관의 연면적은 8,265평(약 27,320㎡)이며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다. 각 층에는 △일반열람실 △그룹 스터디룸 △멀티미디어실 △스터디 가든 △전시실 △컨퍼런스룸 △교수 라운지 등의 주요시설이 자리하게 된다. 특히 관정도서관은 4천 석 규모의 열람석을 갖추면서 기존의 열람실 부족 현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29일 중앙도서관 옆 부지에서 관정도서관 기공식이 개최되기도 했다. 관정도서관은 내년 7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 사진제공: 서울대학교 홍보팀

대표 선출: 교수협, 총협
지난 3월 교수협은 최초로 직선제를 도입해 회장을 선출했다. 교수협은 “공무원에서 법인 교원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교수들의 근무조건, 보수 등을 협의할 수 있는 대표를 선출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이번 직선제 전환도 이런 상황을 맞아 교수협 회장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투표 결과 제31대 교수협 회장으로 이정재 교수(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가 6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 교수는 교수청원 및 교수소환제와 교수 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우선해결과제로 삼고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청원과 소환 제도로 교수들의 총의를 전달해 행정기구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편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각 분야에서 교수들의 연구와 경쟁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대학원생 학생사회도 총협의 출범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 대학원 총협은 단독 후보 김두현 씨(행정대학원·석사과정)를 회장으로 선출하고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김두현 씨는 출마 연설에서 총협의 기초적인 틀을 다지고 총협과 대학원생이 지닌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총협이 어떻게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얼마나 많은 대학원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그 행보가 기대된다.
교육체계 변화: 미래위 활동과 교양교육 개편
미래위는 지난 3월 출범 후 4개월간 논의해온 내용을 연구보고회를 통해 발표했다. 학부교육분과, 대학원교육분과, 학생선발분과, 교수제도분과, 교육정보화분과는 해당 분과가 담당하는 영역에서 다양한 청사진을 내놓았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각 분과가 내놓은 안의 일부는 이번 해에 구체화돼 실행됐다.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오던 강의평가 결과 공개는 2학기부터 이뤄졌다. 공개를 위해 평가 문항이 축소되기도 했다. 또 온라인 강의 사업은 활발히 진행 중에 있으며 입시전형의 단순화도 2015년 신입생 모집안에 반영됐다.
▲ 사진제공: 서울대학교 홍보팀
시흥캠퍼스: 갈등의 평행선 좁혀질까
시흥캠퍼스를 사이에 두고 총학과 본부는 끝없는 갈등의 평행선을 달렸다. 시흥캠퍼스에 대한 총학의 반발은 2년전 법인화에 반대해 학생들이 성사시켰던 학생총회와 같은 맥락의 학내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였다. 총학은 △의무적인 기숙프로그램(RC)을 하지 않는다는 총장의 확약 △시흥캠퍼스 전반에 대한 전면 재논의를 위한 대화협의체의 구성 △서울대-시흥시-사업자 간 본 계약 체결의 무기한 연기 등 3가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행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제1차 긴급 행동의 날 이후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제2차 공동 행동의 날에는 삭발식을 단행, 단식에 돌입했다. 본부는 총학의 요구에 ‘RC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또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대화협의체를 제안하고 이와 동시에 시흥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추진단과 시흥캠퍼스 내 교육프로그램 TF을 중심으로 교육프로그램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총학 위원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총학은 사업의 일부 내용을 확정 짓는 본 계약 이전에 충분한 소통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 해결의 물꼬를 틔우기 위해 지난 7일 본부와 학생 측 교섭대표단은 대화협의체 예비교섭을 시작했다. 천막과 본부 사이의 거리가 긴 겨울 간 지속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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