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김명수 교수(화학부)

▲ 사진제공: 김명수 교수

김명수 교수는 과학 연구자와 교육자로서의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에게 ‘승승장구의 비결’을 물었다. 김 교수는 “운이 좋아 때를 잘 만난 덕분”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승승장구’를 뒷받침 한 것은 그 자신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노력임을 엿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질량분석 분야의 선구자다. 질량분석학이란 분자를 이온이라는 입자로 만들어 분석하는 분야다.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레이저와 이온의 매력에 이끌렸다는 김 교수는 한국으로 귀국하던 때를 회상하며 당시 품었던 포부를 들려줬다. 그는 “당시 두 가지 결심을 했다”며 “첫 번째는 레이저로 분자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내 손으로 만든 기계를 갖고 연구하며 정년을 맞이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목표는 특수 레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광분해 기술 및 질량분석기의 개발로 이어졌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 과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 물리 화학계로부터 인정을 받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김 교수는 “87년 무렵까지는 고가의 장비를 구입할 수 없어 고전을 면치 못 했다”며 “연구비와 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전력을 다해서 밀어 붙인다”는 그의 말에서 끈기와 추진력으로 난관을 극복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김 교수는 서울대의 교육수준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대 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서울대가 중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주저 없이 기초학문을 들었다. 김 교수는 “기본이 탄탄한 학생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며 “이러한 인적자원이 바로 기초과학의 성과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스케치와 유화를 배우기 시작한 김 교수는 퇴임 준비로 어수선한 연구실에 커다란 캔버스를 놓아두고 이따금 연필을 집어 든다고 했다. 그에게 학교를 떠난 후 삶의 밑그림을 물었다. “명예교수로서 당분간 강의와 연구를 지속하겠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후 계획을 밝힌 김명수 교수. 퇴임 후 새로운 캔버스를 마주한 그의 첫 붓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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