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태문 교수(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 사진: 전근우 기자 aspara@snu.kr

“33년이나 한 직장에서 대과 없이 정년을 맞게 되어 무엇보다 감사하고 감개무량할 따름이다”며 퇴임 소감을 밝힌 탁태문 교수.

그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분리막에 대해 연구하고 발전시킨 권위자다. 탁 교수는 ‘한국막학회’, ‘아시아 막학회(AMS)’를 창립하고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학회할동도 꾸준히 해왔다. 그는 “농업생명과학대학에 분리막과 관련된 고분자화학 분야를 처음으로 들여왔는데 현재에는 중추적이고 핵심적인 분야가 됐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탁 교수가 분리막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박사과정 당시 고분자와 저분자 혼합물로부터 고분자를 분리하는 데 분리막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창안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며 “그 당시 분리막은 최첨단 분야로서 나의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탁 교수는 1년 6개월간 연구비가 한 푼도 없었던 시기를 가장 힘들었던 때로 꼽았다. 그는 “공동 연구 했던 교수들과 제자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평소에 욕심 부리지 않고 사심 없이 많이 베풀었던 것이 내가 어려울 때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당시 얻었던 깨달음을 전했다.

탁 교수는 부모님과 같은 마음으로 제자를 대하는 교육자로서의 훌륭한 면모도 보여줬다. 그는 “자식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은 부모와 선생뿐 아니겠냐”며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 산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탁 교수는 후학들에게 노력과 겸손의 미덕을 강조했다. 그는 “한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집중해 꾸준히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나 알아주는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그 이후에는 겸손의 가치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퇴임 후에도 분리막 분야의 발전을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그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화학소재 전문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인으로서 또 다른 시작을 앞두고 있는 그의 눈빛은 정년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열정에 넘쳐 있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